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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나올 때, 문현미는 다리가 나른해지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마치 한순간에 몇 년은 폭삭 늙은 기분이 들었다.

“이모!”

원지민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는 문현미를 붙잡았다.

문현미는 애써 머리를 짚은 채 하얗게 질려 생기를 잃어버린 입술을 뻐끔거렸다.

“왜 손 떨리고 다리도 힘이 풀리는 거지...”

그러자 원지민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여 차에 태우고 입을 열었다.

“이모, 제가 드린 약 제때 안 드신 거 아니에요?”

“지난번에 실수로 좀 흘렸는데 다 먹고 약이 떨어져서 안 먹긴 했어.”

“그럴 줄 알았어요. 근데 왜 저한테 말씀 안 하셨어요? 가져다드리면 되는 건데.”

“그 약 구하기 힘들다고 그랬잖아. 너한테 부탁하기 미안해서 그랬지.”

“이모, 이모는 그냥 저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미소를 머금은 원지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가 남도 아닌데 어떻게 저한테 부탁하는 걸 미안해할 수 있어요?”

그녀는 차에 준비해 온 약병을 꺼내 문현미에게 건네주며 말을 이었다.

“해외 지인분들에게 부탁해서 가져왔는데 구하기 쉽지 않은 약이라 갑자기 필요하실까 봐 좀 더 준비했어요.”

약을 받은 문현미는 싱긋 웃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

“시간 맞춰서 드시는 거 잊지 마세요.”

원지민이 다시 한번 당부했다.

이 약은 문현미가 잠을 푹 잘 수 있게 해 주기에 충분했다.

요즘 약이 떨어져서 그녀는 늘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여 정신 상태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었다.

이 약만 먹으면 그녀는 이제 잘 수 있다.

“지민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모,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한테는 사양하지 마세요.”

원지민은 화난 척하며 문현미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제 마음속에서 저는 항상 이모를 친엄마로 여겼는데 설마 이모는 나를 남으로 여겼단 말이에요?”

원지민의 눈을 본 문현미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지민아, 난 사실 너를 며느리로 삼았다...”

며느리...

며느리!

짧디짧은 이 세 글자는 문득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문현미의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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