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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윤혜인은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아 물을 뜨러 가려는데 이준혁이 손목을 잡아당겼다.

이준혁이 눈을 부릅뜨더니 차가운 말투로 쏘아붙였다.

“이 간호사는 내 전용이야.”

그 뜻인즉 원지민은 간호사에게 뭔가를 시킬 자격이 없다는 소리였다.

잠깐 멈칫하던 원지민이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준혁아, 난 그냥 물을 마시고 싶었을 뿐이야.”

하지만 이준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네가 따라서 마셔.”

“나는...”

원지민은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힘들었지만 더는 물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후 타협한 원지민이 입을 열었다.

“됐어. 안 마실래.”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윤혜인은 원지민이 참 비굴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준혁은 그녀를 전혀 챙겨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윤혜인은 더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기 싫어 이렇게 말했다.

“저 먼저 나가볼게요.”

이준혁은 윤혜인을 순순히 돌려보낼 리가 없었다. 그는 주훈을 부르더니 데리고 나가라고 하며 한마디 덧붙였다.

“데리고 가서 내가 먹을 탕 좀 끓여와.”

주훈이 멈칫하더니 물었다.

“대표님, 무슨 탕 드시고 싶으세요?”

탕을 먹고 싶으면 셰프에게 부탁하면 되지 간호사에게 부탁하는 건 또 처음이었다.

이준혁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난 저분이 끓인 탕만 마실 거야.”

이준혁은 사실 탕을 마시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윤혜인을 옆에 남겨두고 싶은 것이었다.

이준혁의 뜻을 바로 알아챈 주훈이 윤혜인을 데리고 탕을 끓이러 나갔다.

윤혜인이 내키지 않아서 가버리려는데 주훈이 앞을 막았다. 아직 눈앞에 선 사람이 윤헤인인 줄 모르고 나지막한 소리로 부탁했다.

“간호사님, 간호사님이 안 도와주시면 제가 난감해지니까 보내드리긴 힘들 것 같아요.”

윤혜인은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여기는 하나같이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 같았다.

탕을 마시고 싶으면 원지민이 가져온 탕을 마시면 될 일인데 말이다.

이제 갈 수 없게 된 윤혜인은 예쁜 눈을 깜빡이며 주훈에게 물었다.

“식자재는 다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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