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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이 모든 게 다 원지민의 허황한 꿈이었다.

기껏해야 비서 정도 되는 업무였지만 그녀는 이를 없어서는 안 되는 보살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점점 미쳐갔고 빠져 들어갔다.

원지만은 자신이 이 남자에게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이준혁에게 원지민은 특별했던 적이 없었다.

이준혁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혹시나 윤혜인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더는 원지민과 입씨름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이제 가.”

원지민은 늘 자랑스럽게 여기던 무언가가 짓밟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린 그녀는 너무 슬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도시락을 꽉 움켜쥔 채 잽싸게 병실에서 달려 나와 이미지 관리는 포기한 채 정신없이 앞으로 내달렸다. 그러다 하마터면 탕을 들고 들어오는 윤혜인과 정면으로 부딪칠 뻔했다.

윤혜인이 제때 피했지만 그래도 바닥에 조금 흘리게 되었고 덕분에 발까지 조금 데었다.

원지민은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윤혜인에게 화풀이했다.

“눈을 어디에다 두고 다니는 거예요?”

이렇게 말하고는 얼른 도망가려는데 윤혜인에게 잡히고 말았다.

윤혜인은 원지민을 보고도 한치의 두려움도 없이 입을 열었다.

“사과해요.”

사람을 치고도 이렇게 당당하다니. 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이준혁에게 푸대접을 받고 나온 것도 분한데 눈에 뵈는 게 없는 간호사가 지금 사과하라고 길을 막고 있다.

원지민은 겉보기엔 온화했지만 성질을 부리면 말릴 자가 없었다.

“당신이 뭔데요?”

원지민이 이렇게 말하며 바로 손을 날렸다. 하지만 윤혜인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누군가 무쇠 같은 팔로 원지민의 두 손을 단번에 낚아챘다.

고개를 돌려보니 이준혁이 차가운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그러다 이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원지민이 부딪치며 나동그라졌다.

원지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준혁을 올려다봤다. 알지도 못하는 간호사를 위해 그녀를 이렇게 천대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준혁은 그런 원지민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윤혜인의 빨개진 손가락을 보며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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