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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원지민의 말에 이준혁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준혁도 3일을 더 못 기다리는 건 아니었다. 원지민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면 제일 좋았다. 이준혁은 원씨 가문과 이씨 가문의 불화설이 도는 게 싫었다. 같이 하는 프로젝트가 많았기에 조금이라도 불리한 소식이 들리면 큰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럼 휴식에 방해되지 않게 먼저 갈게.”

원지민이 억지로 웃어 보이더니 가방을 메고 병실을 나서려 했다.

“잠깐만.”

이준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응?”

원지민이 걸음을 멈추더니 희망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이준혁이 침대맡에 놓인 도시락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가져가.”

원지민의 표정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점점 삐져나오고 있었다.

원지민은 고개를 숙인 채 일그러진 표정으로 흐느꼈다.

“준혁아, 너는 왜 항상 나한테만 그렇게 잔인해?”

원지민이 주먹을 불끈 움켜쥐며 말했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했다.

분명 이준혁의 옆을 5년 동안 지킨 사람은 그녀였다. 옆에서 이준혁에게 힘껏 서포트하며 무조건 기여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대답은 도시락마저 가지고 나가라는 말뿐이었다.

이 탕은 원지민이 꼬박 8시간을 공들여 푹 고아 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준혁은 간호사가 만든 탕은 마시면서 그녀가 끓인 탕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원지민은 이게 다 죽다 살아난 그 여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남자와 아이까지 낳은 과부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지민은 윤혜인이 예쁜 얼굴만 믿고 주제도 모르고 남자들만 꼬시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원지민은 주먹을 꽉 움켜쥐더니 고개를 숙였다. 다른 사람은 그냥 그녀가 슬퍼한다는 것만 알지 지금 이 순간 그녀의 표정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는 건 보아내지 못했다.

이준혁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너도 잘 알고 있을 거 아니야. 만약 네가 내게 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걸 내가 알았다면 내가 원씨 가문과 손잡을 일도 없었을 거라고.”

원지민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러더니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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