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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결국 그는 양심 고백을 하게 된 것이다.

안상철은 컴퓨터 앞으로 걸어가 USB를 꽂으면서 미안한 듯 말했다.

“사장님, 이건 다른 사람이 사장님께 보여드리라고 한 겁니다.”

곧이어 컴퓨터 화면에선 보는 사람마저 낯뜨거워지게 하는, 남자와 여자가 뒤엉켜 있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소진용은 미간을 확 구겼다. 화면 속에 나오는 두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보려던 순간 그는 그 여자가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화면 속 남자도 그가 아는 사람이었다.

그 남자는 바로 그때 그에게 매를 맞았던 육경한이었다.

자세히 보면 그의 딸은 육경한의 거친 행동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즐겼다고 하기엔 애매했기에 차라리 육경한의 일방적인 괴롭힘 더 어울렸다.

순간 소진용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는 컴퓨터를 꺼버리고 싶어 손을 뻗었지만, 파킨슨병 환자처럼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손가락을 펴보려고 애를 써도 펴지지 않았다.

소진용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었고 세월의 흔적인 주름을 타고 흘러내렸다.

얼른 컴퓨터를 꺼서 딸을 구해주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쿵!

소진용이 휠체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몸은 저절로 움츠러들면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무리 제 모습이 처참하다고 해도 그는 안성철에게 애원했다.

“빨리, 빨리 그것 좀 꺼줘요. 빨리 내 딸을... 이렇게 부탁할 테니까... 내 딸을 구해줘요...”

그는 정말로 영상만 꺼버리면 딸을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안상철은 영상을 꺼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컴퓨터 화면을 옮겨 소진용 앞으로 가져다 놓고 끝까지 보게 했다.

영상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육경한 외에 진아연이 그의 딸을 폭행하는 장면도 나왔다.

소진용은 자신의 연약한 딸이 여러 남자에게 둘러싸여 폭행당하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게 되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내 딸...'

‘내 소중한 딸이...'

‘그렇게 말 잘 듣던 귀여운 딸을...'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 짐승보다 못한 자식들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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