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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이준혁이 눈을 뜨고는 윤혜인을 바라봤다. 눈시울은 어느새 빨개 있었고 열이 심하게 나는지라 눈이 충혈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준혁의 또렷한 눈빛에 윤혜인은 이준혁의 정신이 말짱한 게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이준혁은 윤혜인의 머릿결에 살포시 키스하더니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꿈이 너무 좋아서 영영 깨고 싶지 않네…”

순간 코끝이 찡해 난 윤혜인은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눈물이 줄 끊어진 구슬처럼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준혁이 손을 내밀어 윤혜인의 눈가를 닦아주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네가 울면 내 마음이 너무 아파…”

윤혜인은 울음을 그치고 싶었지만 좀처럼 그게 되지 않았다. 그녀는 눈물을 잔뜩 머금은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요…”

“우리… 우리 곧 병원에 도착할 거예요. 준혁 씨 다 나으면 가족끼리 모여서 단란하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윤혜인의 표정은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드디어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에서 3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대문 쪽에 특수 부대 알파팀 사람들이 전격 무장하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경찰차와 앰뷸런스 소리가 들렸다.

단조롭기만 한 선율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하모니로 들렸다. 드디어 안전해졌다는 의미기도 했다.

윤혜인은 몸이 불덩이 같은 이준혁을 부축해 나오며 울먹였다.

“준혁 씨, 봐요. 알파팀 사람들이에요. 조금만 더 버티면 바로 병원에 도착할 수 있어요. 도착하면 우리 가족 셋이… 아니다…”

윤혜인이 눈물을 훔치며 말을 바꿨다.

“우리 가족 다섯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조심해요.”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 낮은 소리로 경고했다.

윤혜인이 고개를 들어보니 위아래로 까만 옷을 입은 남자가 총으로 윤혜인을 겨누고 있었다.

경고와 함께 남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가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윤혜인의 머리였다.

바깥은 빛이 밝았기에 윤혜인은 남자의 파란 눈동자에 차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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