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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남자의 손이 어깨로 스윽 올라오자 구지윤은 두려워서 그대로 발걸음을 옮겨 도망쳤다.

그러나 그 레게 머리를 한 남자는 구지윤을 놓친 게 아쉬운지 뒤에서 한참을 쫓아다녔다.

구지윤은 마침 빈방 하나에 들어가 몸을 숨기며 겨우 그를 따돌릴 수 있었다.

그 방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던 구지윤은 문득 생각났다.

구지윤에게 답장할 수 없을 떄, 곽경천은 종종 이곳 룸과 같은 사진을 찍어 보내며 손님을 접대 중이라고 알리곤 했었다.

그리고 이 방은 그가 보냈던 사진 속의 방과 매우 비슷했다.

구지윤은 문틈을 하나씩 기울여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침내 한 방에서 소파에 누워 있는 곽경천을 발견했다.

구지윤은 서둘러 문을 밀고 들어갔다.

정말로 누군가와 싸웠는지 그의 이마가 찢어져 있었다.

구지윤은 불안에 떨며 곽경천의 손을 붙잡았다.

“도련님, 도련님 왜 이러세요...”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곽경천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술에 취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였는지 그의 눈은 충혈되고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나 마치 사탄의 눈처럼 보였다.

구지윤은 놀라서 얼어붙은 채 나지막이 말했다.

“도련님...”

그러나 곽경천은 구지윤을 거칠게 끌어당겨 그녀를 자신의 품에 파묻었다.

곧이어 뜨거운 그의 입술이 구지윤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구지윤은 크게 눈을 뜬 채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

18살이 될 때까지 그녀는 남자의 손도 한 번 잡아본 적이 없었고 더구나 키스 같은 건 상상도 못 해본 일이었다.

하지만 구지윤은 곽경천이 술에 취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 하는 행동은 술의 영향이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홍승희의 말이 떠올라 황급히 손을 뻗어 그를 밀며 웅얼거렸다.

“도련님... 제발 정신 차리세요...”

그제야 곽경천은 살짝 몸을 떼고 찡그린 얼굴로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구지윤?”

그가 너무 세게 끌어안는 바람에 숨이 가빠진 채 구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 우리 집으로 가요.”

정신을 차렸는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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