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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실내는 불이 켜지지 않았고 희미한 조명이 구지윤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추었다.

곽경천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오랜만에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몸을 조금 일으켜 구지윤과 눈높이를 맞춘 후,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지윤이 정말 많이 컸네. 하지만 나는 네가 네 인생을 살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라. 남을 위해 짐을 지지 말고, 알겠지?”

구지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 흐릿한 조명 속에서 보이는 곽경천의 잘생긴 얼굴과 다정한 목소리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심쿵이라는 감정을 일으켰다.

곽경천은 다시 의자에 기대며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서 가서 자. 안 그러면 키 안 큰다?”

하지만 구지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서다가 다시 돌아보았다.

단추가 풀려 있는 셔츠 사이로 그의 목과 쇄골이 살짝 보였다.

어떤 모습이든 곽경천은 늘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구지윤은 자신이 곽경천을 향한 단순한 존경심이 변질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점점 더 탐욕스러운 감정이 그녀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구지윤은 자꾸만 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책 속에 숨겨둔 별 모양의 종이가 떨어졌고 그것을 홍승희가 발견했다.

종이에 적힌 내용을 본 홍승희는 크게 놀랐고 처음으로 구지윤과 심하게 다투었다.

감정이 폭발한 홍승희는 결국 구지윤에게 뺨을 때렸다.

홍승희는 자신이 한 행동에 놀랐고 그 후로는 더 큰 슬픔이 밀려왔다.

그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손가락으로 그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윤아, 우리는 깨끗하게 살아야 해. 사모님께서 우리를 거둬주셨고 회장님께서 네 학비를 내주셨잖니. 절대 곽경천 도련님께 사사로운 감정을 가지면 안 돼. 알겠니?”

얼굴이 붉게 부어오른 채 구지윤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왜 안 돼요? 전 그저 도련님을 좋아하는 건데... 좋아하는 게 왜 잘못이에요?”

그러자 홍승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힘겹게 말했다.

“너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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