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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Author: 이한나
떨떠름해진 윤혜인이 손을 거두더니 이준혁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나 걱정한 거예요?”

윤혜인이 뒤에 있는 펜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떨어질까 봐?”

이준혁이 그런 윤혜인을 힐끔 쳐다보더니 뭔가 비아냥대려는데 윤혜인이 이준혁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윤혜인이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나 아직 걱정하는 거 알아요.”

이준혁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손은 닦았어?”

이 말에 윤혜인이 하마터면 발끈할 뻔했다.

이준혁은 마치 더러운 거라도 묻었다는 듯이 옆에 있는 수도를 틀어 입과 얼굴을 닦았다.

윤혜인은 이준혁을 졸졸 따라와 이렇게 말했다.

“난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말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릴 거예요. 그때 다시 얘기해요.”

“…”

이준혁은 말문이 막혔다.

윤혜인이 몸을 돌렸다. 기분은 이미 매우 좋아진 상태였다.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 있었지만 윤혜인은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전혀 변함이 없다는 걸 느꼈다.

생사도 이별도 다 겪은 두 사람이었다. 게다가 이준혁은 그녀를 살리기 위해 여러 번이나 목숨을 마다하지 않았다.

윤혜인은 목숨을 바칠 만큼의 감정이 사랑이 아닐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고작 몇 번 상처 준 걸로 그를 떠나 혼자 싸우게 한다면 정말 매정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감정에 충실하고 사랑에 충실히 할 생각이었다. 절대 아쉬움을 남겨서는 안 된다.

아래층으로 내려오는데 윤혜인은 예상대로 이준혁을 찾으러 온 원지민과 마주쳤다.

이준혁이 돌아오고 난 후로 원지민은 한시도 시름을 놓은 적이 없었다..

윤혜인이 식당을 나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준혁은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핑계로 따라 나갔다. 원지민은 너무 불안해서 따라 나가고 싶었지만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준혁은 이번에 다시 돌아온 뒤로 그녀를 대하는 게 많이 부드러워졌고 약속까지 했다.

분명 큰 경사였지만 원지민은 불안하고 걱정되고 무서웠다.

한여름 밤의 꿈일까 봐,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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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경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 옅게 미소 지었다.“넌 내 아내야. 아내랑 하는데 무슨 수단이 필요하겠어?”그는 소원의 부드러운 몸을 따라 손길을 내려보내며 신중하게 그녀의 모든 민감한 부분을 자극했다.두 사람의 몸은 이미 한 번 완벽히 맞아 들었던 경험이 있었고 그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지난번 그 불꽃 같은 밤 이후, 이 감정은 다시금 불타오르고 있었다.육경한은 그녀의 몸을 자기 몸처럼 잘 알고 있었다.어디를 만지면 그녀가 민감해질지, 어디를 자극해야 몸이 반응할지, 육경한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얼굴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소원은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보았다.“당... 당신 진짜 미쳤어! 이 손 치워!”하지만 육경한은 그녀의 거칠게 반항하는 모습조차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곧 그는 소원의 목덜미로 입술을 가져가 부드럽고 달콤한 숨결을 불어넣었다.“불편해?”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물으며 그녀의 목을 가볍게 흡입했다.잠시 후, 육경한은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눈앞에 대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불편해?”소원은 그의 손가락 끝에 맺힌 흔적을 보자 얼굴이 붉어졌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진짜 무슨 병 있는 거 아니야?!”육경한은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더욱 흐뭇해했다.“그래, 맞아. 난 너한테만 병이 있어.”그는 속으로 말했다. 그건 그리움의 병이었고 밤마다 소원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는 병이었다.소원을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뼛속까지 각인된 병이었다.육경한은 늘 후회했다.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기회를 얻어 소원에게 더 잘 대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던 그 마음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도록 말이다.소원은 육경한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그건 누구라도 반응했을 거야. 착각하지 마.”그녀는 애써 무심한 척하며 육경한의 행동에 기가 차 웃음을 흘렸다.“뭐 이런 거로 잘난 척하는 거야? 차라리 클럽에 가서 남자 찾는 게 낫겠다.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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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원이 이렇게 말하자 육경한의 잘생긴 얼굴에 한층 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알잖아. 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아.”그가 방민아와 결혼했던 건 단지 소원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마음 때문이었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 선택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방씨 가문에 대한 미련은 이미 오래전에 끊어냈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죄책감 따위 남아 있지 않았다.육경한은 방씨 가문의 구세주가 아니다.그 멍청하고 생각 없는 남매를 계속 뒤치다꺼리해줄 이유도 없었다.그가 방민아를 무시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하지만 방민아는 변해 있었다.사랑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이렇게 바뀌는 걸까?누군가는 스스로 치유의 길을 선택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길을 선택한다.결국 방민아와 육경한은 닮아 있었다.둘 다 사랑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존재들이었다.소원은 천천히 육경한을 올려다보며 비웃음을 지었다.“그렇겠지. 당신은 정이 없는 대신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잖아. 도처에 널린 것들에겐 아무런 도전심이 안 들겠지.”그 말에 육경한의 눈빛이 번뜩였다. 분노가 서려 있었다.그는 오늘만큼은 감정을 억누르고 소원의 말을 받아넘기려 했지만 그녀의 한마디는 육경한의 신경을 건드렸다.“그래, 맞아.”그는 낮은 목소리로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난 가시 돋친 걸 좋아하거든.”이와 동시에 그는 손을 들어 소원의 턱을 붙잡아 고정시켰다.“그래서 네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거야.”소원이 몸을 비틀며 불쾌한 듯 외쳤다.“이 손 놔!”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읍...!”소원은 온몸으로 저항하며 그를 밀쳐내려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그녀를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육경한은 소원의 반항을 가볍게 제압했고 손놀림 하나로 그녀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그의 손이 피부 위를 스치자 소원의 눈에 분노가 차올랐다.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그녀는 육경한의 입술을 물었고 겨우 두 마디를 뱉었다.“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8화

    소원은 육경한의 반응에 살짝 놀랐다.적어도 그녀를 질책하거나 화를 낼 줄 알았으니 말이다. 아니면 무언가 벌이라도 내릴 줄 알았는데 그의 표정은 지나치게 평온했다.마치 정말 단순히 소원을 데리러 온 것처럼 보였다.사실 방민아에게 했던 말은 거짓이었다.육경한이 그녀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소원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그저 방민아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고 싶었을 뿐이다.육경한은 조용히 차 문을 열었다. 소원도 거부하지 않았다.애초에 그녀는 오늘 육씨 가문의 차를 타고 온 상황이었다.운전기사가 앞 좌석에 앉아 차를 몰았고 두 사람은 뒷좌석에 나란히 앉았다.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남녀였지만 그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깊은 벽이 존재했다.오랜 침묵 끝에 육경한이 입을 열었다.“네가 맞췄어. 네가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난 막지 않았어.”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영상을 방현수에게 넘겨줄 때,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소원이 그 영상을 터뜨리지 않을 거라는 희미한 기대가 있었다.왜냐하면 만약 영상이 퍼지면 방씨 가문과 밀접하게 협력하는 미우 그룹이 연루될 것이 분명했고 육연주처럼 가까운 가족도 휘말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너무 많은 문제를 동반한 일이었다.하지만 그는 도박에 졌다.소원의 마음속에는 육경한을 위한 단 1%의 여지도 없었던 것이다.미우 그룹 또한 그녀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왜 그 사람들의 죄악을 덮어주고 그들이 편히 살게 둬야 하지?”그날의 치욕을 떠올리자 소원은 눈빛이 붉게 물들었고 온몸이 떨렸다.“몇 번이나! 당신들 눈엔 다른 사람의 목숨이 그렇게 하찮은 거야?”“다른 사람은 나와 상관없어.”육경한은 냉정하게 대답했다. 잘생긴 얼굴에는 얼음 같은 무표정만이 드리워졌다.소원은 그가 이제서야 그녀를 질책할 것이라 생각하며 말을 기다렸다.하지만 그의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하지만 이번엔 네가 있어서, 난 그냥 두 눈을 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7화

    ‘정말 알고 있는 걸까? 경한 씨가 정말... 알고 있는 걸까?’방민아의 눈빛이 흔들렸다.그가 방씨 가문에게 단 하나의 숨 쉴 틈도 주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몰아세우면 결국 방씨 가문과 육경한은 물고 물리는 싸움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처음으로 방민아는 육경한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움을 느꼈다.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 그런데 그를 이렇게까지 몰랐던 걸까?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걸까?경찰서를 벗어나기 전, 방민아는 다시 경찰에게 불려갔다.그녀는 절망에 빠진 얼굴로 변호사의 손을 붙들고 애원했다.“아빠한테 말해주세요. 절 구해달라고요. 육경한은 믿으면 안 돼요. 절 꼭 구해야 해요. 들어가기 싫어요. 하루라도 안 돼요!”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원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원했던 건 바로 이런 결과였다. 방씨 가문과 육씨 가문이 완전히 갈라서고 서로를 적대시하게 만드는 것.결국 방씨 가문은 자멸의 길을 걸을 것이다. 육경한의 수완으로 보아 방씨 가문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건 시간문제였다.그렇게 되면 방민아와 방민기를 보호하던 방패막이 무너질 것이고 그들은 마침내 자신이 저지른 죄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소원이 공개한 영상은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어 방민아와 방민기의 악행을 세상에 폭로하도록 촉구하고 있었다.경찰에게 끌려가던 방민아는 육경한 옆을 지나치며 절망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육경한, 저 여자가 한 말이 정말이야? 이미 원본 영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네가 그걸 이용해 우릴 협박한 거야? 당신이 어떻게 우리 집에 이럴 수 있어!”그녀는 이성을 잃은 듯 울부짖었다.“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했는데... 얼마나 사랑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육경한, 당신은 정말 마음도 없는 거야?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당신을 사랑했기 때문이야!”아무리 울고 불며 소리를 질러도 남자는 여전히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는 멀리 서 있는 소원을 바라보며 그녀를 이해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6화

    방민아는 육경한이 온 것을 보고 소원의 계획을 전혀 모른 채 문제를 해결하러 왔다고 생각했다.마음속에 작은 기대감이 솟아나자 그녀는 눈을 굴리며 결심했다.반드시 육경한의 앞에서 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고 소원이 얼마나 악랄하고 비열한지 깨닫게 해야 한다고.“넌 경한 씨를 이용하고 있어. 결혼한 것도 경한 씨를 이용하려는 속셈이지? 네 힘만으로는 방씨 가문을 쓰러뜨릴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경한 씨와 결혼하지 않으면 경한 씨가 너에게 마음을 놓지도, 네 행동을 그냥 두고 보지도 않을 걸 알고 있었으니까.”방민아가 소원을 향해 매섭게 쏘아붙였다.“그래서 어쩌라고?”소원은 그녀의 말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치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다.방민아는 갑자기 하늘을 보며 큰소리로 웃어댔다.“하하하하... 이제 알겠어. 넌 경한 씨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이용하고 있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우리를 갈라놓고도 넌 그 사람을 전혀 사랑하지 않잖아! 그거 알아? 경한 씨가 네 자식을 위해 정관 수술까지 했다는 거. 나한테 결혼하자고 했을 때 자식은 평생 가질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어. 그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빨리...”문득 말을 멈춘 방민아는 자신이 말실수를 할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마터면 자신의 악행을 자백할 뻔했던 것이다.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무슨 차이가 있을까? 소원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고 방민아가 한 짓으로 단정하고 있었다.그녀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육경한이 얼마나 큰 희생을 했는지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원이 그를 이렇게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육경한이 이런 말을 듣고도 충격을 받지 않을 리 없을 것이다. 분명히 마음속에 큰 상처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육경한은 더 이상 소원이 이렇게 제멋대로 굴게 두지는 않을 것이었다. 적어도 방민아는 이렇게 생각했다.“네 말이 맞아.”소원은 그녀를 보며 간단히 인정했다.“내가 그 사람을 이용하는 게 뭐가 어때서?”방민아는 소원이 이렇게 쉽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5화

    마치 과거에 소원이 육경한을 상대하던 방식을 똑같이 돌려받고 있는 듯한 상황이었다.방민아는 의심스러웠다.‘이 여잔 정말 이 세상에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없나?’“넌 그럴 리 없어. 이런 일을 하면 모든 사람이 다 알게 될 거야. 네 아이도 장차 그걸 알게 될 텐데 정말 부끄럽지 않아?”방민아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어졌다.“네 아이의 엄마가 이런 대우를 받았다는 걸 알면 사람들이 네 아이를 비웃지 않을 거라 생각해?”그러나 소원이 대답 대신 터뜨린 것은 거침없는 웃음이었다.“하하하하하...!”그 웃음소리는 광기 어린 울림이었고 방민아는 본능적으로 오싹한 기분에 휩싸였다.“웃지 마! 이 미친 여자야, 네 웃음소리 소름 끼친다고!”방민아가 소리쳤지만 소원은 웃음을 멈추지 않고 그녀를 보며 물었다.“방민아, 당신 말이 너무 우스워서 그래. 내가 부끄러워야 한다고? 당신은 가해자이고 나는 피해자인데 왜 피해자가 부끄러워해야 하지?”소원은 단호한 목소리로 이어갔다.“내가 왜 부끄러워야 하지? 내 아들이 왜 부끄러워야 하지?”목소리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내가 맞고 약을 먹고 힘을 잃었던 게 부끄러운 일이야? 내가 힘이 부족하고 권력이 없으며 당신들처럼 배경이 좋지 않은 게 내 잘못이야? 그래서 내가 당신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하고 모욕을 받아야 하는 거야?”소원은 이를 악물며 외쳤다.“정말로 부끄러워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 봐. 당신들이 그렇게 잘 보관하던 영상... 그 조회 수가 얼마인지 알아?”잠시 숨을 고른 뒤, 소원이 단호하게 말했다.“1억! 조회 수가 1억이야!”그녀는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1억 명의 네티즌에게 판단을 맡겨보자고. 누가 부끄러워야 하는지. 사람들이 공정하게 답을 줄 거야.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두겠는데 설령 이번에도 운명이 나를 돕지 않는다 해도 나는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아. 부끄러운 건 내가 아니라 병든 세상이니까.”소원은 한 마디 한 마디를 또렷이 발음하며 덧붙였다.“그리고 내 아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4화

    방민아의 초조한 기색은 고스란히 소원의 눈에 들어왔다.소원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말했다.“방민아, 육경한이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미친 사람이야. 나 같은 미친 사람이 있는데 굳이 다른 사람이 미칠 필요가 있을까?”“경한 씨가 네가 이런 짓을 하는 걸 가만둘 리 없어.”방민아는 육경한이 그녀를 방치할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만약 가만히 둔다면 그것은 곧 미친 짓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소원은 웃으며 대답했다.“그 사람이 날 막든 말든 내가 뭘 하든 그건 내 마음이야. 아무도 날 막을 순 없어.”“너 진짜 미쳤구나?”이 순간 방민아는 소원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깨달았다.자신이 진짜 위험한 사람을 건드렸다는 사실에 서늘한 공포가 몰려왔다.이 여자는 자신을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내가 왜 이렇게 오래 당신이랑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아?”소원이 갑자기 방민아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맑은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뭘 하려고 하는 거야?”방민아는 그녀의 눈빛에 소름이 돋으며 뒷걸음질 쳤다.이 여자가 또 무슨 충격적인 일을 벌일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저기 누가 있는지 봐.”소원이 멀리 경찰차가 멈춘 곳을 가리켰다.고개를 돌려 본 방민아의 시선에 방민기가 손이 뒤로 묶인 채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는게 보였다.“오빠...!”그녀는 입을 틀어막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속삭였다.‘어떻게 이런 일이...’그녀는 고개를 돌려 소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너 그날 밤 영상을 경찰에 넘긴 거야?”‘그럴 리 없어. 그 영상의 원본은 경한 씨가 직접 아빠한테 건네주며 파기했다고 하지 않았나?’방현수는 직접 나서서 육경한과 협상하며 이번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으로 방씨 가문과의 과거 은혜 관계를 정리하고 완전히 남남이 되기로 했다고 했었다.방씨 가문이 미우 그룹으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은혜는 육경한을 평생 얽매는 무기가 될 수 있었다.방현수가 그렇게 한 이유도 단순히 방민아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663화

    방민아는 경호원의 말을 듣고 폭발하려던 감정을 가까스로 진정시켰다.그렇다. 자신이 이런 여자의 몇 마디 말에 흔들릴 필요가 없었다.예전의 방민아라면 절대 이런 식으로 자제력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난 멍청하고 생각 없는 사람들과 달라. 계속 이미지를 망칠 순 없어.’그녀는 이내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부드럽고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소원 씨, 두고 봐요. 소원 씨도 곧 이 안에 들어가서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게 해줄 테니까.”소원은 웃으며 물었다.“그 전에 소송은 다 끝났어요? 그렇게 대단하면 민아 씨 일부터 해결하지 그래요?”방민아는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내가 무슨 소송에 얽혀 있다는 거예요? 이번 일은 나랑 아무 상관없어요. 이미 누군가 대신 책임졌으니까 소원 씨도 날 함부로 모함할 생각은 하지 마요.”소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정말 아무 상관도 없다고요? 그럼 밤에 잠은 잘 와요? 지난 세월 동안 민아 씨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망쳐놓았는지 생각해 보면서도요?”순간 방민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소원은 그녀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난 당신이 저지른 모든 악행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신의 가식적인 얼굴을 벗겨낼 거야.”그 순간 방민아는 자신도 모르게 소원에게 완전히 기세가 눌렸음을 깨달았다.하여 어쩔 수 없이 계속 물러서기만 했다.“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겠지? 이제 안심하고 잘 수 있을 것 같아?”소원은 천천히 방민아에게 다가갔다.그녀가 한 걸음 다가갈 때마다 방민아는 한 걸음씩 뒷걸음질 쳤다.“방민아, 당신도 알다시피 난 몸이 좋지 않지만 죽기 전에 한 가지는 할 수 있어. 그건 바로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제대로 된 벌을 받게 만드는 거야.당신은 절대 내 아이를 건드렸어서는 안 됐어. 내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를 건드렸으니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방민아의 관자놀이에서 식은땀이 흘렀다.소원이 왜 이렇게 무서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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