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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보는 눈이 있군

“뭐가 기억나?”

박태준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 신은지는 자기가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실망하지도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 박태준이 과거의 기억이 돌아오든 말든 중요하지 않다.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가 이전에도 앞잡이라고 불렀기에 기억난 줄 알았어.”

박태준이 우쭐대며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이전에 눈이 멀어서 그런 엉큼한 자식과 형제로 지낸 줄 알았더니, 그 자식이 나쁜 놈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네. 그와 친하게 지낸 것도 집안 어른들의 체면 때문일 거야.”

“아니야.”

신은지는 그가 기억 못 하고 또 오해로 인해 나유성과 사이가 나빠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너와 유성은 정말 생사를 같이한 절친이야. 너한테 일이 생길 때마다 군말 없이 도와줬어.”

박태준은 표정이 여전히 어두웠지만 신은지가 전화 받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그럼 스피커폰으로 해. 그 자식은 딱 봐도 착하고 순진한 척하면서 속에 꿍꿍이가 가득 찬 여우야. 뒤에서 내 험담을 하면서 우리 사이를 이간질할지도 몰라.”

신은지는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국 스피커폰으로 했다.

“유성아.”

“은지야.”

나유성은 귀공자 스타일의 부드러운 음색을 가졌다.

“진영웅이 나를 조사하고 있어. 태준이 시켰을 거야.”

“...”

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 옆에 있는 박태준을 쳐다보았다.

“왜 유성을 조사해?”

박태준은 ‘이것 봐, 내 말 맞지?’라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당당하게 하소연했다.

“뒤로 호박씨 까는 놈이라고 했잖아. 정말 뒤에서 내 험담을 하고 있어.”

나유성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가 전화한 목적은 신은지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서였다. 둘의 과거를 박태준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 진영웅이 보고하기 전에 덮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박태준이 옆에 있다가 이 말을 다 듣게 될 줄이야. 진짜... 잘하려다 일을 망쳤다.

신은지는 그를 노려보며 화를 냈다.

“진영웅한테 조사하라고 시키지 않았어? 유성이 억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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