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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너 나한테 불만 있어

신은지는 문득 박태준의 병세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아 슬픔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뒤섞여 있는 와중에 그가 쓴 일기장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져서는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펜을 들고 그가 까먹었던 추억들을 보충해 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박태준이 지금은 두 사람의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자기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하고 고마웠다.

신은지의 글씨체를 본 적 있는 박태준은 그녀가 쓴 내용이 맞다고 확신했지만, 그녀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확신이 불확신으로 변하면서 다시 물었다.

“설마... 네가 쓴 게 아니야?”

신은지는 자기의 글씨체를 뻔히 알고 있는 박태준이 계속 묻자, 답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사라졌고 그녀가 대답하지 않을수록 그는 더욱 집요하게 물었다.

“은지야, 이 내용들은 네가 쓴 거 맞아?”

그녀는 집요하게 대답을 요구하는 박태준을 옆으로 밀쳐내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아니, 귀신이 쓴 거야.”

“네가 귀신이야?”

“...”

박태준은 원하던 답을 얻어내자,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고 해맑은 미소와 함께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뒤에서 신은지를 끌어안고 그녀의 얇은 어깨에 턱을 기대면서 일기장의 한 구절을 가리키면서 진지하게 물었다.

“은지야, 이때 너 나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었어?”

박태준은 신은지의 귓볼에 대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자, 순간 짜릿한 느낌이 그녀의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다.

신은지는 정신을 차리고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내용을 내려다보았다.

박태준이 가리키는 곳에는 신은지가 나유성을 따라 부자들의 등산 활동에 참여하러 갔다가 도련님들의 저질 체력을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주최자의 실수로 하산 시간이 원래 계획보다 4시간이나 늦어져 물과 음식이 부족한 상황이었던 날에 벌어졌던 일이 적혀있었다.

그날 산 중턱까지 내려왔을 때, 다들 목마른 데다가 지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틈을 타 박태준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반병 정도의 물을 그녀에게 건네주었었다.

그때의 신은지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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