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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이것도 내가 쓴 거야

화장실 안 여자들의 대화는 끝날 줄 몰랐고 신은지는 어쩔 바를 몰라 고연우를 몇 번이고 힐끔힐끔 쳐다봤지만, 그는 예상외로 담담한 표정으로 대화를 듣고 있었다.

신은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떠나려는 순간, 그녀의 발걸음 소리에 고연우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

신은지가 뭐라 말하려고 할 때,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고 곧이어 세 여자가 깔깔거리며 나왔다.

그녀들은 험상궂은 표정의 고연우를 발견하고 얼굴이 굳어지면서 말까지 더듬거렸다.

“연... 연우 도련님, 당신이 왜 여기에...”

고연우는 섬뜩할 정도로 무서운 미소를 지으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무섭고 지독하다고요?”

“...”

그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세 여자는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거실의 시끄러운 소리마저 배경음으로 바뀔 정도로 그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고, 신은지도 남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 자기가 아니었기에 마음 놓고 흥미진진한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한편, 박태준은 신은지가 한참 동안 보이지 않자, 여기저기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찾아다녔다.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깨는 박태준의 목소리가 들리자, 신은지는 그에게로 황급히 달려가면서 얼른 입을 막았다.

“조용히 해! 여자들이 민아 씨의 뒷담화하는 걸 연우 씨가 들었어.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박태준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한마디 했다.

“우리는 이만 가지.”

신은지는 한참이 지나도 세 명의 여자가 연회장에 나타나지 않자, 연신 복도 쪽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박태준에게 물었다.

“연우 씨가 그 여자들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신은지는 고연우와 정민아의 부부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지는 몰랐지만, 박태준의 말에 따르면 그는 누군가가 아내를 죽이려고 달려든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신 칼을 맞아줄 정도로 아내를 사랑하는 순애보라고 했다.

그녀는 문득 고연우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세 여자에게 무슨 짓이라도 저지르기라도 한다면 연회의 주최자인 박씨 가문에서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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