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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더러운 오이

성격이 털털한 진유라는 신은지의 놀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 동건 씨랑 만나는 중이니까 결혼 상대라면 당연히 그 사람밖에 생각나야 하는 거 아니야? 은지야, 나 생각보다 도덕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설마 날 바람둥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됐어, 됐어. 너 한결같은 사람이란 거 나도 알아. 너 언제 결혼할 거야? 우리 이참에 같이 할래?”

“우리는 아직 결혼 생각 없어. 네가 나랑 동반 결혼식을 하겠다고 계속 기다리면 태준 씨가 날 가만히 놔두지 않을걸?”

형광등 아래 비친 진유라의 얼굴은 흠잡을 데 없이 빛났고 그녀는 애꿎은 케이크를 포크로 계속 찔러대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은지야, 넌 이미 혼인신고도 다 했잖아! 그래서 결혼식은 언제 올릴 거야? 지금 다들 너희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다는 걸 모르니까 여자들이 태준 씨를 꾀어서 박씨 가문에 들어오겠다고 난리잖아. 내가 방금 들어왔을 때도 많은 여자가 태준 씨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신은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경인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둘 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아직 정하지 않았어. 결혼식 날짜가 정해지면 너한테 첫 번째로 알려줄게.”

“너 전혀 조급해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이야?”

“나 사실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진유라는 생각지도 못한 신은지의 말에 언성을 높였다.

“돈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왜 안 해!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인데 안 하면 너 이후에 후회할 거야! 전에는 네가 태준 씨한테 마음이 없어서 결혼식을 안 올려도 상관없었지만, 지금은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인데 당연히 해야지. 게다가 태준 씨는 지금 주머니에 널 넣고 다니고 싶어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너와의 관계를 알리고 싶어서 안달 났는데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는 네 말에 동의할 거로 생각해?”

신은지의 시선은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박태준에게로 향했고, 그도 그녀의 시선을 느꼈는지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어 박태준은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옆 사람과 몇 마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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