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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결혼은 시간문제일 뿐

박태준이 벽에 기대어 옷자락을 펼치자 가슴 부분에 붉은 자국은 더욱 선명하게 보였다.

잠시 후, 박태준은 나유성에게 말했다. “야, 나유성 이제 30살이 넘은 놈이 무슨 그런 뻔한 질문을 하냐? 당연히 어젯밤에 은지랑 같이 잤으니까 여기 있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온화했던 나유성은 박태준을 보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네가 억지 부린 거 아니고?”

“아니? 서로가 원해서 그런 거 아닐까? 나유성, 네가 은지 부탁을 거절했을 때 넌 이미 끝났어. 넌 이제 기회조차도 없어. 네가 구질구질하게 찾아와서 이러는 건 은지가 너에 대한 좋은 모습마저 사라질 뿐이야.”

나유성은 박태준이 하는 말이 박태준 혼자만의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잠시 후, 나유성이 박태준의 멱살을 잡자 붉은 자국이 나유성의 손에 가려졌다.

“네가 내 시계 가지고 은지를 헷갈리게 하지 않았다면 은지는 너랑 절대 결혼 안 했을 거야.”

“신은지가 나랑 결혼하는 건 단지 시간문제였어. 그때 당시 너는 신은지를 절대 도와줄 수 없었잖아? 그리고 더욱이 너 또한 신은지를 돕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었잖아.

나는 신은지가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 때 내가 신호를 보내면 나한테 부탁을 했어. 그 당시 신은지가 너를 좋아해서 제일 처음으로 너를 찾아갔을 거야. 하지만 그 당시 신은지 상황에서 감정은 제일 하찮은 거야. 신은지가 목숨 바쳐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이상은…”

노력과 결심만으로는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이 있다.

“나유성, 내가 신은지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신은지는 매일 숨어 살았을 거야. 지금 네가 신은지 옆에 얼씬거릴 기회조차도 없었을 거라고.”

박태준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다. 그저 나유성이 신은지를 거절하고 신은지가 궁지에 몰려 눈물 흘리며 박태준에게 부탁하길 바랐었다.

나유성은 사채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사채는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엄청난 심리적 피해를 받는다.

사채업자들은 돈을 빌린 사람과 그의 가족, 친구, 지인에게 모두 협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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