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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신은지의 정체

프로그램에 관련된 사실을 감독은 이미 반 개월 전부터 허 원장에게 말했었다. 당시에는 신은지가 경원에 없었던 데다가 허 원장은 신은지가 얼굴을 드러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말을 꺼내지 않았었다. 지난번에 다큐멘터리에서 신은지는 손만 드러냈고 또 파트너인 이경수의 외모가 출중했기에 많은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유발했었다. 감독은 신은지가 출연에 동의했다는 소식을 듣자 매우 기뻐하며 일주일 후부터 촬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알려줬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날 신은지는 촬영 팀에서 보낸 스케줄표와 출연진 리스트 같은 자료들을 받았다. 신은지는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저 감독님의 명성을 빌어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바로 그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서 신은지는 대체적인 촬영 스케줄을 파악한 후에는 단체 채팅방에서 나와 버렸다. 빼곡한 글자를 보자니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촬영 날 메이크업을 받을 때 전예은을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며칠 전 연예계로 진출할 생각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신은지는 이마를 짚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메이크업을 받는 방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를 볼 수가 있었다. 김청하가 전예은에게 촬영 스케줄에 대해 고지하면서 신은지를 쳐다봤다. 김청하가 고개를 돌리며 비웃었다.

“촬영도 곧 시작할 텐데 그 실버인가 뭔가 하는 사람은 아직도 안 오네요. 첫날부터 모두를 기다리게 할 생각인 건가?”

사실 어제 출연진 리스트에서 실버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김청하는 전예은에게 불만을 토로했었다.

“신비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역시 돈에 넘어가네요. 다른 사람 보다 복구 비용을 훨씬 더 많이 받는 것도 모자라 이젠 이런 프로그램까지 참가하다니.”

김청하는 일찍 와서 이미 다른 출연진들을 다 확인했지만 낯선 얼굴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신은지는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미 왔는데요. 매니저님은 자신이 맡으신 분이나 잘 관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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