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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오늘은 여기에서 자

갑자기 나타난 전예은을 보니 방금 신은지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박태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신은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네가 부른 거야?”

손목으로부터 전해지는 고통에 신은지가 인상을 찌푸렸다. 박태준이 얼른 손을 놓았다. 붉어진 손목을 보며 박태준이 사과했다.

“미안해. 힘조절을 못했어.”

비록 박태준이 얼른 사과했지만 신은지는 저도 모르게 그와 거리를 뒀다.

“네가 부른 사람이니까 네가 보내.”

신은지가 전예은을 부른 원인은 바로 박태준이 자신을 순순히 보내 주지 않을 걸 알아서였다. 근데 이제 와서 어떻게 전예은을 그냥 보낼 수 있을까.

“은지 씨.”

전예은이 두 사람의 대화를 잘랐다. 전예은은 낯빛이 창백했고 가녀린 몸을 가볍게 떨고 있었다. 이 상황이 굉장히 치욕스러운지 얼굴에 분노가 가득했다.

“태준 씨랑 오랫동안 연락을 못 했어요. 근데 이런 방법으로 절 치욕스럽게 하시면 안 되죠.”

전예은이 싸늘한 표정을 하고 있는 박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아무리 뻔뻔해도 절 싫어하는 남자한테 매달리는 사람은 아니에요.”

전예은을 바라보는 박태준의 눈빛이 여전히 차가웠다. 신은지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질투를 유발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번 생에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된 걸까.

“일단 들어오실래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모순이 생겨서 연애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몰라도 자신이 한번 설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 없어요.”

“나가.”

박태준과 전예은이 동시에 말했다. 전예은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몸을 돌려 나가 버렸다. 그러다가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차피 왔으니까 한마디만 할게. 초대장에 관한 일은 내 매니저가 함부로 벌린 일이야. 내가 연예계로 진출하고 싶어 하니까 기회를 만들어 주려다가 이런 오해가 생긴 것 같아. 이미 내가 혼냈으니까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미안해.”

전예은은 말을 마치고 그대로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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