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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오늘은 원래 엄수지와 쇼핑하고 커피를 마시기로 약속했으나 엄수지가 갑자기 발이 묶이는 바람에 박연희는 결국 혼자 남게 되었다.

박연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싱긋 웃고는 혼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저녁 무렵에 남편을 데리러 회사로 가 그들이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갈 계획을 짰다.

세월은 고요하고 박연희는 돈이 부족하지 않은 부유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 집안의 아이는 장씨 아주머니와 아주머니들이 관리해주고 있고 가끔 남편과 단둘이 지내며 부부 관계를 잘 운영하고 있다.

물론 식사 후 조은혁에게 정신이 팔려 호텔로 끌려가는 건 절대 안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임윤아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임윤아는 한 영유아 가게에서 어린아이의 옷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녀의 눈썹과 눈은 빠져들 정도로 깊었고 희고 작은 얼굴은 혈색이 좋아 아주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곧이어 임윤아도 박연희를 보게 되었고 그녀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맸다.

“사모님.”

그러나 박연희는 그러한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그녀는 임윤아의 손에 있는 작은 옷을 건네받고 조용히 말했다.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어요?”

“그게... 아이가 아픈데 C시에서는 병이 치료되지 않아 B시에 온 거예요... 그래도 대도시의 병원이 좋긴 하네요. 한 달이면 다 낫더라고요.”

박연희도 아이를 보고 싶어 했다.

임윤아는 항상 박연희에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그녀에 대해 조금도 경계하지 않았다.

임윤아는 현재 적지 않은 돈을 갖고 있기에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B시에 방 세 개짜리 집을 빌려 C시에서 아주머니를 데리고 와 아이를 돌봐주도록 하였다. 덕분에 평소에도 심경서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박연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임윤아의 아이는 연경이라고, 참으로 작고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했다.

박연희는 연경을 매우 좋아했다.

급하게 왔는지라 아무런 선물도 준비하지 못해 박연희는 손목에 있는 비취 팔찌를 벗어 선물로 연경에게 건네주었다. 출신이 보잘것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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