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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차에 타기 전에 심경서는 고개를 돌려서 한번 쳐다보았다.

경찰차가 대부분을 막아서 안 보이지만 그는 흩어진 인파들 사이로 한 여인이 피바다에 누워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듯이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은 매우 온화하여 한스러운 기색이 추호도 없었다.

임윤아, 윤아...

심윤은 차 안에서 소리를 질렀다.

“아빠, 빨리 타요! 나쁜 여자가 죽었어요.”

이에 심경서는 주춤하더니 차에 올라탔다.

심씨 저택으로 돌아온 후 그의 마음은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다. 그는 통쾌함을 느꼈으나 눈을 감으면 임윤아가 죽은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몸을 돌려 김이서를 안으려고 했다. 어쩌면 에너지를 방출하면 허튼 생각을 그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김이서는 피했다.

그녀는 남편과 1m 정도 떨어진 곳에 누웠고 새까만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담담한 말투로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남편이 두려웠다. 남편이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밤에 심경서는 꿈을 꾸었다.

꿈에 임윤아가 나타났다.

환한 별장의 홀에서 그녀는 서서 유화를 그리고 있었다. 가끔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그와 사랑을 속삭였다.

“경서 씨가 유화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일부러 배웠어요.”

그리고 꿈에서 그녀가 구치소에 왔다. 그녀는 종래로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랑한 적이 없다면, 그녀가 화류계의 여인이라면 어찌 쉽게 그의 함정에 빠지고 자살할 수 있을까...

마지막에 나타난 것은 한 송이의 활짝 핀 장미였다.

그녀는 작별 인사도 없이 룸의 문을 열고 단호하게 뛰어내렸다.

그녀의 ‘경서 씨’와 작별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경서 씨’와 한평생 살겠다고 했었다.

심경서는 악몽 속에서 놀라 깨어났다. 온몸에 식은땀이 나서 등 뒤까지 서늘했다.

그는 실크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마찬가지로 김이서도 잠들지 못했다. 어두움 속에서 옷을 주섬주섬 입는 소리가 들려와서 심경서가 외출하려는 것을 추측했다... 그의 애인과 작별 인사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김이서는 무서움에 벌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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