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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그도 그럴 것이 체면을 좋아하는 심 대표가 밤에 술주정을 부리다니...

문지기가 경찰에 신고를 하려 할 때 어둠 속에서 기다란 그림자가 나타났다.

조은혁이었다.

그는 잠에 들었었는지 검은색 잠옷을 입고 밖에 롱패딩을 걸치고 나왔다.

엄동설한에 손가락에 집어 든 담배는 이미 반쯤이나 태운 뒤였다.

복도의 밝은 불빛이 조은혁의 얼굴을 비추자 이와 반대인 꼴을 한 심경서가 더욱 초라해 보였다.

그는 조은혁을 올려 보며 입술이 저절로 떨렸다.

“임윤아가 어디 있어요?”

조은혁은 낮게 웃었다.

“묻었어요.”

묻었다니...

심경서는 마음이 찢어졌다.

그는 도저히 이런 결말을 받아듣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어이가 없었다.

그녀를 죽게 만든 건 결국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그는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조은혁은 손에 든 담배를 한 입 빨았다.

자욱한 연기가 복도의 불빛 아래서 더욱 선명했다.

연기가 흩어진 후 조은혁은 입을 열었다.

“그걸 물어보려고 온 건가요? 아이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보냈어요!”

심경서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보냈다고요?”

조은혁은 입부러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으면 나랑 연희 씨가 키울까요? 심경서 씨, 지금 불쌍한 척하는 표정 집어 쳐요. 애초에 그녀를 죽일 듯이 괴롭힌 것도 당신이죠. 지금 모든 진실을 듣고 미안해졌다거나 야밤에 그 사람이 다시 그리워진 건가요?”

심경서는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내 핏줄이에요.”

“당신 핏줄?”

조은혁은 심경서에게 한 걸음 다가가며 냉소를 보냈다.

“당신이 뭘 줄 수 있는데요?”

“사생아의 신분을 줄 건가요? 아니면 불행한 동년을 줄 건가요? 당신 사모님 김이서는 모든 화를 아이에게 풀 거예요.”

“당신 빼고 누구도 지킬 수 없어요.”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어요.”

...

심경서는 얼굴이 굳어지다가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요! 나는 아이를 가질 자격도 아빠가 될 자격도 없어요... 내가 직접 임윤아를 죽인 거예요. 내가 죽였어요! 조은혁, 당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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