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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에 정은호는 깜짝 놀랐다.

어디서 온 아이이지?

그는 의혹스러운 표정으로 엄수지를 바라보았다.

엄수지는 당황하지 않고 태연한 모습으로 그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은호 씨, 당신을 위해 준비한 음식인데 마음에 들어요? 먹어봐요.”

정은호는 수저를 내려놓고 물었다.

“위층의 아이는 누구야?”

엄수지가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낮게 웃었다.

“내가 낳은 거죠.”

정은호는 당황하였지만 결코 그녀가 불임이라는 사실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 나를 초대한 건 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애한테 아빠를 만들기 위해서지?”

“엄수지, 내 말이 맞아?”

...

정은호는 말하다가 문득 서글퍼졌다.

“엄수지, 정말 양심없어!”

화가 난 그는 수저를 던져버렸지만 돌아가기는 아쉬워 그대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집사는 너무 걱정되었다.

하지만 엄수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밥을 먹었다.

“연경을 만나게 해요. 부녀가 얼굴은 봐야죠.”

그녀는 결코 같이 올라가지 않고 남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남은 음식을 가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안방 문을 열자 실내는 적막이 돌았다.

아주머니는 울고 있는 연경을 달래고 있었다.

연경은 자신의 ‘아빠’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함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크게 칭얼대지 않았다.

그저 다리를 달싹거리는 연경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었다.

정은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소파에 앉아 아이를 노려보았다.

엄수지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빛이 함께 들어왔다.

빛에 밝혀진 그녀의 머리카라과 가녀린 몸매를 정은호는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그녀는 그가 화가 난 사실도 모르는지 찻잔을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자신이 있으니 아주머니더러 나가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떠나고 엄수지는 아이를 안고 가볍게 칭얼대는 연경을 토닥였다.

“아이가 우는데 아빠라는 작자가 토닥여주지도 않고 그렇게 날카롭게 보고만 있어요? 아이를 잡아먹겠어요?”

“아이 기저귀를 내가 갈아줄 테니까 밥 좀 먹어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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