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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룸 안도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심경서 역시 천천히 이쪽을 바라보았고 두 눈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자 여자의 눈에는 구슬 같은 눈물이 반짝였다. 임윤아는 자신의 애인이 그녀를 배신하고 그녀가 난처해지기를 바라며 그녀에게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거라 믿고 싶지 않았다.

임윤아의 입술이 하염없이 떨렸다. 그 말은 대체 왜 끝까지 입 밖에 내지 못한 것일까? 하지만 정말 입 밖에 냈다고 해도 결국 굴욕을 자초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임윤아는 한발 물러서며 낮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룸을 잘못 들어왔습니다.”

김씨 집안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였지만 김이서는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저께 바로 임윤아에게 찾아가 경고했고 분명 자기 입으로 떠난다고 했는데 뒤에서 또 남편을 꼬드겨 정실 앞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다니. 하물며 지금은 부모님까지 다 함께 있는 자리인데...

임윤아는 정말 그녀와 전쟁이라도 선포하려는 걸까?

“임윤아 씨.”

김이서는 자리를 뜨려는 임윤아를 불러세웠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윤아의 곁으로 걸어가더니 애인을 빼앗기기라도 한 듯 흉악한 기세로 손을 들어 임윤아의 뺨을 두 대 거세게 내리쳤다.

“천박한 년, 사람만 만나면 다리를 벌리는 천박한 년이 따로 없군.”

김이서는 평소에도 아이들 앞에서 적지 않게 말했던 모양이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심진과 심윤도 임윤아를 둘러서더니 계속하여 손가락질하며 조롱했다.

“나쁜 년! 나쁜 여자! 아빠를 훔친 나쁜 여자다.”

임윤아의 작은 얼굴은 뺨을 맞은 탓에 한쪽으로 쏠려버렸다.

정성껏 걷어 올린 머리카락도 잔뜩 흐트러져 낭패가 따로 없었다.

심지어 연경의 제대혈로 살린 그 아이는 아예 물건을 들고 그녀를 때리기까지 하며 계속하여 나쁜 여자라고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그렇다.

임윤아는 나쁜 여자이다.

임윤아가 나쁜 여자가 아니었다면 어찌 심경서와 함께 있었겠는가?

임윤아는 곧이어 시선을 과거의 연인에게 돌렸다. 그러나 심경서의 얼굴에는 냉담함밖에 찾아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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