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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박아영은 눈치가 엄청 빨랐다.

박연희는 심씨 가문과 갈라져 뿔뿔이 흩어졌지만 혈연이라는 것은 정말 미묘한 것이다. 한 번 만난 것뿐인데 마음속으로 이미 연경을 위해 모든 계획을 세워줬으니 박연희만 있다면 앞으로 연경에게는 분명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임윤아도 아이를 만져보며 덩달아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때, 문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문을 열러 간 아영은 입구에 웬 부잣집 부인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사모님, 혹시 집을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닙니까?”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김이서였다.

어젯밤 김이서는 남편이 바깥에서 여자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여기저기 소식을 더듬으며 애써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이 집에 살고 있는 건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가 아니라 뜻밖에도 그녀와도 구면인 옛사람이었다. 바로 심경서를 감옥에 가둔 장본인, 임윤아였다.

두 사람이 또 만나고 있다고?

문에 들어서자마자 악귀와도 같은 여자를 만났는데 어찌 격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심경서와 화해한 후부터 김이서는 남편의 시부모를 모시고 두 명의 어린아이들을 홀로 돌보며 남편이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모두 꾹꾹 삼켜버렸는데... 심경서가 임윤아와 다시 바람을 피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순간, 김이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예전과 마찬가지로 김이서는 남편에게 차마 뭐라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바깥 여자에게 화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사모님이라는 신분조차 잊어버린 채, 임윤아에게도 조금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고 아영이 보는 앞에서 임윤아의 뺨을 두 대 내리쳤다.

그런데 어떻게 이걸로 충분하겠는가?

마음속에 깊은 한을 품은 김이서는 임윤아의 머리카락을 잡아채며 미친 듯이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부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연경이 울음을 터뜨렸고 아영은 울부짖는 아이를 달래느라 주인을 보호할 겨를조차 없었다.

결국, 지쳐버린 김이서가 소파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왜 돌아왔어?”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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