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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5화

심경서도 몇 번 화를 풀면 싫증이 날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심경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자세와 취미에서 알 수 있었다. 1년 동안 그의 사생활은 방탕하기 그지없었다는 걸...

임윤아는 골드카드를 손에 꼭 쥐고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전 지금 살 곳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를 찾아오실 때 알려주세요. 미리 와있을게요.”

심경서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는 사실 개의치 않았다. 그는 단지 그녀에 대한 원한을 발산하고 싶을 뿐이었다. 심경서가 하려는 일은 결코 육체적인 분출이 아니다. 그는 임윤아가 영원히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한 느낌을 맛보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러니 성관계 몇 번으로 끝나기에는 너무 쉽게 놓아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심경서는 밤을 틈타 자리를 떴다.

...

그 뒤로 한참 후에야 임윤아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샤워를 하러 갔다.

이곳의 모든 것은 예전과 똑같았다.

유카타가 놓인 자리마저 예전과 변함이 없었다.

임윤아는 유카타를 몸에 두르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창백한 가운데 또 여인의 풍만함이 보였고 몸 곳곳에는 얼룩덜룩한 손가락 자국이 있었는데 이는 남자가 격정에 사로잡힐 때 남긴 흔적이다.

사실 임윤아는 자신을 속일 수 없다.

강요 외에도 그녀는 심경서와 함께 있는 그 느낌을 탐했고 고통스럽지만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주었으며 옛날의 감정도 실제로 존재했던 감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여 심경서가 그녀에게 싫증을 느끼면 임윤아도 연경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여자가 어찌 남자를 이길 수 있을까?

그 후 한 달 남짓, 심경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 그녀를 찾았는데 물론 매번 거칠었고 그녀와 말도 잘 하지 않았다... 관계가 끝난 뒤에도 사후 담배 두 개비만 피우고 자리를 비우곤 했다.

그리고 임윤아는 매번 참고 견디며 순종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경서가 시간을 약속하면 임윤아는 항상 자리에 일찍 도착해있었다.

그가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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