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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달큰한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심지철은 쓰게 느껴졌다.

4년이나 만나지 못한 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미 돌아온 지 며칠이나 지났는데 왜 진범일 데리고 집에 돌아오지 않는 거냐.” 박연희는 서비서에게 눈짓을 주었다.

서비서는 그 뜻을 알아채고 몸을 일으켜 먼 곳으로 갔다.

박연희는 다시 시선을 거두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고 싶지 않네요.”

심지철은 심기가 불편했는지 목소리를 더욱 낮게 깔았다.

“무슨 뜻이냐. 심경서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어. 그리고 그 일은 이미 지난 일이야. 누구도 다시 거론할 사람이 없어. 연희야, 네가 나를 미워한다는 걸 잘 알아. 하지만 나도 그때 사정이 있었어. 집으로 돌아와라. 애비도 이젠 늙어서 네가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박연희는 천천히 손에 든 찻잔을 들어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싫어요. 경서가 잘 지내고 있고 모든 일이 잘 되고 있잖아요. 제가 다시 돌아가서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아요.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요.”

박연희는 쓰게 웃었다.

“더 이상 감정싸움 하고 싶진 않아요.”

박연희가 그때 떠나간 것은 심지철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심씨 딸이 아니었고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빚진 감정이 없게 된 것이다.

박연희는 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심지철은 그녀의 뜻을 알아챘다.

그도 더 이상 박연희에게 강요하지 않고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부탁했다.

“돌아와서 살지 않아도 된다. 한 가족이니 모여서 밥이라도 한 끼 먹자. 몇 년 동안 네 오빠와 형수가 너랑 진범을 많이 그리워했어.”

박연희도 마지못해 알겠노라 동의했다.

심지철이 떠나고 박연희는 혼자 그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

주말 저녁.

박연희는 혼자 한식집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이번 모임에 심경서 부부를 제외한 심씨 사람들만 참석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식집에 들어가자 보이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송도윤 가족이 떡하니 앉아 있는 것이었다.

박연희를 보자 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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