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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조은혁은 불도 켜지 않고 침대맡에 앉았다.

그저 담담한 눈빛으로 자신의 아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손을 뻗어 천천히 진범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진범은 몸을 뒤척거려 이목구비가 더욱 나타났다.

진범의 수려한 이목구비는 20대 초반의 박연희와 너무나도 닮았다.

갑자기 생각난 기억들은 조은혁의 심장에 비수처럼 날아와 아파왔다.

그는 상처를 품고 살았다.

4년이나 지나 그는 이미 명예와 부를 이루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상처는 이미 아물었다고 생각했고 그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박연희와 다시 만나자 그의 상처는 다시 곪기 시작한 것이다.

조은혁은 오래 머물지 않고 빨리 떠났다.

박연희는 창가에 서서 그런 그를 내려다보았다.

조은혁이 오피스텔을 나와 차에 들어갈 때까지 박연희는 조용히 쳐다보았다.

조은혁이 떠나자 그녀는 진범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어두웠지만 그녀는 침대맡에 놓인 수표 한 장을 발견했다.

박연희는 조용히 스탠등을 켰다.

수표에 적힌 날자는 그들이 약속한 날짜보다 더 전이었다.

순간 박연희는 가슴 속에서 통증을 느꼈고 그 통증은 서서히 서서히 퍼져갔다.

이 수표를 조은혁은 4년이나 몸에 지니고 다녔단 말인가.

...

이튿날.

박연희는 진범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갤러리에 들렀다.

몇 년간, 황 사모님이 도움 속에서 갤러리를 문제없이 경영할 수 있었다.

박연희는 황 사모님에게 20프로의 지분을 주었고 둘은 그렇게 사업을 시작했다.

황 사모님과 만나 박연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은혁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황 사모님은 커피를 저으며 빙그레 웃었다.

“몇 년 동안 그 사람은 정말 스캔들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젊은 아가씨가 접근했다고 하드라고요. 우리 집 아저씨 말로는 미용원 출신 아가씨라고 하던데, 그런 사람을 옆에 두는 게 너무 이상해요.”

황 사모님은 생각하다가 또 말을 이었다.

“하서인이라고 했었던 거 같은데...”

박연희는 낮게 웃었다.

황 사모님은 그녀의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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