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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앞에 신호등이 빨간불로 변하자 조은혁은 차를 멈추며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내가 결혼한다면 내 아내가 민희를 잘 돌봐줄 거야. 학대할까 봐 무서워?”

말을 마치고 그는 고개를 돌려 박연희를 쳐다보았다.

박연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는 얼굴을 좌석에 깊게 기대였다.

그리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이 그의 팔에 닿았다.

비록 옷에 가려졌지만 조은혁은 참을 수 없는 간질간질한 느낌을 받았다.

조은혁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20분 후, 그는 차를 그녀의 오피스텔 아래에 멈추었다.

그는 올라가지 않고 주말에 같이 밥을 먹자고 약속을 잡았다.

박연희는 곧바로 승낙하지 않았으나 조은혁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걱정하지 마. 우리끼리 밥을 먹는 거니까. 다른 사람은 오지 않을 거야. 너도 다른 사람 데리고 오지 말았으면 해.”

박연희는 그대로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오피스텔로 돌아온 후 그녀는 벽에 기대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민희를 생각할 때마다 ‘자신을 멍청하다’고 하는 말이 자꾸 떠올랐다.

그리고 하서인도 떠올랐다.

그녀는 조은혁과 하서인이 벌써 동거를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하서인이 민희에게 평상시에 잘 대해 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걱정이 되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그녀가 민희를 버렸다는 조은혁의 말에 그녀는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

조은혁은 운전하여 다시 별장으로 돌아왔다.

차가 멈추자 장씨 아주머니는 얼굴을 굳힌 채 밖에 서 있었다.

몇 년 사이에 장씨 아주머니의 지위는 점점 높아져 그녀는 대놓고 조은혁에게 말했다. “그렇게 원하던 사람이 왔는데 그게 무슨 태도에요?”

“내 태도가 어때서요?”

조은혁이 차 문을 열고 내리지 않은 채로 의자에 기대어 담배를 한 대 물었다.

장씨 아주머니는 그런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사람이 집에 왔는데 밥이라도 먹여서 보내면 안 돼요? 그리고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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