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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조은혁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마치 그녀의 관심과 질투를 읽어내려는 듯했다.

그녀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박연희는 테이블 위의 수표를 바라보았다.

그가 젊은 여자아이에게 돈을 아낌없이 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연애할 때도 그가 이렇게 애정을 쏟은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그녀의 마음을 보살피며 모든 것을 그녀의 취향에 맞추었었다. 단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여자아이를 애정으로 감싸게 된 것뿐이었다.

박연희의 마음은 아팠다.

그녀는 생각했다, 마음 아파할 수는 있지만 너무 오래 마음 아파해서는 안 된다고.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거절했다.

“죄송합니다, 조 대표님. 여기는 미술학원이 아니고 저는 미술학원 선생님도 아닙니다... 그러니 가르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조은혁의 눈빛은 강렬했다.

“화났어?”

박연희는 눈을 내리깔았다.

“제가 왜 화를 내겠어요! 조 대표님이 누구에게 잘해주고, 누구에게 돈을 쓰는 건 조 대표님의 자유입니다... 제가 참견할 일이 아닙니다.”

조은혁의 눈에는 이미 뜻이 담겨 있었다.

그는 갑자기 웃음과도 아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네가 질투하는 줄 알았는데!”

그 후 그는 수표를 거두어들였다.

그는 일어나 나가려고 하다가 문 손잡이를 잡고 다시 뒤돌아보며 가볍게 말했다:

“네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심경서가 선을 보는 걸 봤어. 1년도 안 되어 결혼했지! 지난 4년 동안 그는 사업도 잘 되었고 아이들도 둘이나 나았어... 그런데 연희야, 너는 잘 지냈어?”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박연희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그의 깊은 눈을 바라보았다.

조은혁은 가볍게 말했다.

“우리만 잘 지내지 못했어!”

그는 문을 열고 나갔다.

‘우리만 잘 지내지 못했다'는 말이 박연희의 귀에 계속 맴돌았다.

그녀는 4년 전 그 아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달구 나무, 부서진 유리등.

심지철의 고함!

그 과거의 일들 하나하나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

조은혁이 나가자 하서인은 꼬리처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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