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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깊은 밤, 조은혁은 안방으로 돌아왔다. 넥타이를 풀고 씻으러 들어가려던 참에 고개를 든 그는 민희가 새끼 젖소 잠옷을 입고 큰 침대에 엎드려 자는 것을 보았다. 작은 엉덩이가 씰룩쌜룩하며 강아지처럼 귀여웠다.

조은혁은 넥타이를 곁에 놓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민희가 그의 곁으로 굴러와서 한쪽 다리를 안고 애교를 부렸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한숨을 내쉰 조은혁이 아이의 작은 몸을 들어서 품에 안았고 아이는 아빠의 복근을 만지며 놀고 있었다. 조금 지나자 하얗고 귀여운 얼굴이 만두처럼 찡그려졌다.

“아기는 바보예요.”

아이의 작은 몸을 안고 있던 조은혁은 마음속으로 슬픈 기분이 들어 민희에게 입을 맞췄다. 민희가 두 살이 될 때 장숙자가 아이들의 책을 사와 민희에게 글과 숫자를 가르쳤지만... 민희는 아무리 해도 배워내지 못했다. 100번을 시도해도 다 실패로 돌아갔다. 하여 조은혁은 민희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서 지능 발달에 대해 검사를 했는데 민희의 IQ 수치는 52로 나왔고 이는 경미한 지능 장애에 속했다.

그날, 조은혁은 민희를 안고 돌아왔고 민희도 무언가를 감지한 듯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은 채 조은혁의 소매를 조심스럽게 만지며 말했다.

“아기는 바보예요.”

그날 밤, 조은혁이 직접 민희에게 가르쳤지만, 민희는 여전히 배워내지 못했다. 밤이 깊어진 조용한 시각, 민희는 피곤한 얼굴로 조은혁의 품에서 자고 있었고 꼭 감은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반짝거렸다. 가엾은 아이의 모습에 조은혁은 이렇게 다짐했었다. 배우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고, 자신이 평생 키워주겠다고.

민희는 5살이 되었고 유치원에서는 꼴찌를 하는 아이였지만 대단한 아버지를 둔 덕에 선생님은 아이를 나무라지 않았고 일부 젊은 미혼의 여 선생님은 기회를 타서 이 싱글대디한테 호감을 보였다. 하지만 조은혁은 한 번도 거기에 응답하지 않았다.

침대 머리에 기대서 품 안에 있는 딸아이를 보면서 조은혁은 저도 모르게 박연희를 떠올리게 되었다. 조은혁은 정상적인 남자였고 그 방면의 수요가 일반 남자들보다 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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