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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평소 조정윤은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심경서는 크고 부리부리한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아내를 보면서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야.”

결혼생활 3년 동안 그는 처음으로 이렇게 그녀를 차갑게 대했다. 조정윤은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드러내지 않고 남편의 외투를 벗겨주면서 남편에게 일에 관한 얘기를 꺼냈다.

“부족한 곳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버님께서 당신에게 화를 낸 건가요?”

심경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때, 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고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걸었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그렇게 했어도 심지철은 여전히 심경서에게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그 사람을 걱정하고 있었다. 심란한 마음으로 심경서는 가운을 들고 샤워실로 갔다. 조정윤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한참이 지나 조정윤은 남편이 앉았던 자리를 만져보았는데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그 자리에 앉았다. 심경서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고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금실이 좋은 부부였지만 남자의 진짜 속마음은 곁에 있는 아내만 알수 있는 것이었다...

남편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 심경서는 일에 열정이 넘치고 아내와 아이들에게 잘해주었으며 부부의 잠자리도 한주에 세 번씩 많지도 적지도 않게 꼬박꼬박 이어왔다... 그리고 매번 할 때마다 그는 아주 다정하게 여자로서 아내의 느낌을 헤아려주고는 했었다. 하지만 조정윤은 직감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정윤은 두 사람의 혼인이 심경서에게는 사업을 이뤄나가는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경서는 영원히 그녀에게 잔소리하지 않을 것이고 영원히 그녀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조정윤에게 시집을 잘 갔다고 말했다. 심씨 가문은 권세가 있는 가문이고 심경서의 미래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격적으로도 깔끔하고 단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조정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은 심경서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영원히 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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