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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박연희는 담담히 웃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누구도 기다릴 필요는 없죠. 나도 기분이 나쁘다거나 질투가 나는 게 아니에요. 축하해요, 여자 친구가 너무 젊고 이쁘던데요.”

조은혁은 아무런 표정 없이 답했다.

“고마워.”

그들은 그렇게 헤어져야 했다.

박연희는 저도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이 집은 예전에 자신이 지냈던 집이었지만 조은혁이 이미 새 여자 친구가 생겼으니 그녀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었다.

조은혁도 그런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거실에서 민희는 테이블 앞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숙제를 하고 있었다.

박연희가 다가오자 민희는 일어나 그녀의 옷자락을 붙들고 애교를 부렸다.

“민희는 멍청하지 않아요.”

민희는 엄마를 좋아하는 것이 분명했다.

엄마랑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멍청하면 엄마가 싫어할까 봐 아이는 불안해했다.

박연희가 어떻게 민희를 좋아하지 않겠는가.

그녀는 민희를 품에 한참이나 안고 조은혁에게 말했다.

“며칠 저희 집에 데려가고 싶어요. 괜찮아요?”

민희는 귀를 쫑긋 세우며 ‘범진 오빠’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박연희는 계속 말을 이었다.

“범진과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어요. 일주일 후에 데려다줄게요.”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

조은혁은 냉정하게 답했다.

“보고 싶으면 범진을 데리고 와. 그리고 민희의 숙제도 도와주고.”

박연희는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벌써 차 열쇠를 가지고 외투를 입었다.

“데려다줄게.”

박현의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에게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밖으로 이미 나갔다.

“엄마...”

민희는 불쌍하게 쳐다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새끼 고양이와도 같았다.

민희는 엄마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범진 오빠도 보고 싶었다.

박연희도 그런 민희가 마음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민희를 안고 낮게 말했다.

“엄마가 다음에 다시 올게.”

그녀가 나가자 민희도 그녀를 뒤따라 달려 나왔다.

박연희가 몸을 돌리자 민희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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