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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조은혁은 오랫동안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그도 나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약 그가 더 이상 이 몸을 지탱할 수 없다면 그는 임종할 때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것이다. 박연희에게 진지하게 미안하다고 사과할 것이다. 너의 평화로운 인생이 나 하나로 인해 혼란스러워졌다고.

그때, 뒤에서 박연희가 부엌에서 걸어 나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좁쌀 죽은 냄비에 데워져 있고 계란은 최대한 부드러울 때 먹는 게 좋아요. 그리고 계란후라이 두 개랑 국수 한 그릇도 따로 만들어놨어요... 장씨 아주머니가 없으니 하루빨리 돌봐줄 사람을 찾도록 하세요.”

그러자 조은혁은 몸을 돌리더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답했다.

“김 비서에게 사람을 찾으라고 할 테니까 아침 같이 먹고 가.”

그러나 박연희는 거절했다.

“진범이가 아직 집에 있으니 마음을 놓을 수 없어요.”

그리고 그녀는 다시 침실 쪽을 바라보았다.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박연희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외투를 걸치고 떠나려 준비를 마쳤다.

그때, 조은혁이 그녀의 손을 다시 잡았다.

“그날 같이 밥 먹어.”

박연희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발을 갈아 신었다. 신발을 갈아신는 그녀의 동작은 매우 느렸고 한참이 지나 가볍게 응하고 받아들였다...

조은혁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마저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그녀와 애정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박연희는 단호하게 그를 거절했다.

그녀는 구두코를 내려다보며 낮게 입을 열었다.

“조은혁 씨, 무슨 말인지 알아요. 일주일... 일주일 후에 답변 드릴게요.”

박연희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차에 다시 돌아온 뒤에야 그녀는 놀라서 온몸에 힘이 풀렸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박연희는 결코 순진한 소녀가 아니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생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그녀는 더 이상 조은혁을 배척하지 않았다. 그가 조민희를 잘 돌보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몇 번 바르게 행동해서인지 그녀는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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