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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박연희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우리 사이에 이러는 건 합리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은혁 씨, 이거 놔요.”

하지만 조은혁은 그녀를 놓아주려는 의도가 없었다.

그녀의 반짝이는 흰 비단 위의 정교한 팔 라인, 두 사람은 그렇게 짙은 회색 침대 시트에 감겨버렸고... 여자의 간간한 몸부림도 결국 잠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온몸을 포개고 약간의 기복을 따라 출렁이며 매우 유혹적인 매력을 자랑했다.

조은혁은 검은 눈으로 섹시하게 그녀를 노려보며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입술을 찾으며 그녀에게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그는 단 1초도 눈을 감지 않고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았고 그녀의 표정 변화 하나하나를 관찰했다. 그녀가 가늘고 부드러워졌을 때, 그가 몸을 반쯤 받치자 온몸의 근육이 한곳에 뒤엉켜 분기를 일으켰고 다른 한 손바닥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받쳐 자신의 몸을 향하게 하여 그녀의 탄성을 자아냈다.

눈꺼풀을 내리 드리우면 분명 득의양양했지만 그렇게 연약해 보일 수가 없다.

조은혁은 또 그녀와 목을 맞대고 키스를 이어갔다.

창밖에는 파초잎이 밤빛 아래 있어 신선하고 연한 빛깔을 띠었다.

키스를 한 후 그의 어깨에 쓰러지듯 엎드린 박연희는 기복을 멈출 수가 없었고 또 한편으로 마음속의 가책을 느꼈다...

“무슨 생각해?”

조은혁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여전히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있었지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그저 그렇게 맞대고 앉아 그녀를 내려다보았고 그의 눈빛 속에는 오로지 흐트러진 푸른 실크와 느슨한 옷깃만이 보였다.

조은혁은 호흡이 좀 흐트러졌다.

좁은 침실 안에는 어린 조민희의 우유 냄새가 가득하여 남녀 간의 정과 욕망을 희석했다.

박연희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그녀는 말하고 싶지 않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 이때는 몸부림치며 침대에서 내려온 것이 오히려 더 억지를 부리는 것 같았다. 결국, 그녀는 꼼짝도 하지 않고 한참 동안 그의 어깨에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조은혁도 어찌 됐든 여자를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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