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51화

독단적이라고?

심지철은 등불 아래 앉아 그의 외아들을 바라보며 말할 수 없이 씁쓸하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일어나서 밖으로 걸어갔지만 잠시 후 심지철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서재에 들려왔다.

“철산아, 너 내가 독단적으로 행동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나 따라 한번 와봐. 네 귀염둥이 아들이 얼마나 미쳐버렸는지. 쟤가 무슨 무서운 말을 했는지 좀 보라고.”

심철산은 심장이 철렁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아내가 종일 눈물로 지새우던 나날을 떠올렸고 집에 들락날락하는 의사들, 영양사뿐만 아니라 B시에서 손꼽히는 정신과 의사들까지 그의 경서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는 아버지로서 자기 아들을 볼 수가 없다니.

심지철이 침실 문을 밀어 열자 침대에 누워있는 심경서가 눈에 들어왔다. 심경서는 그새 살이 많이 빠졌고 그 옆에는 부드럽게 말을 걸고 있는 의사가 있었다.

이어 심지철은 의사더러 물러나라고 명령했고 큼지막한 침실에는 남자 셋만이 남았다. 심지철은 천천히 침대로 다가와 심경서의 젊은 얼굴을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래. 박연희는 이미 출국했어. 네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박연희는 돌아올 기회가 없을 것이다. 경서야, 네가 마음속으로 나를 모질게 생각하는 것은 알고 있다. 물론 네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군. 그러나 넌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보아라... 이 결과는 누가 초래한 것이냐? 바로 너, 심경서가 자초한 것이다.”

“일반 가문이라면 이런 대역무도한 일을 용납할 리 없는데 하물며 우리 심씨 집안은 어떻겠냐? 네가 이토록 거리낌 없이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만약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자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심씨 가문을 대신하여 적에게 칼을 건네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이런 어리석은 손자는 받아들일 수 없네라.”

...

그의 말은 조금 모호하긴 했지만 심철산은 이미 어느 정도 알아맞혔다.

그는 마음속으로 크게 놀라며 심경서를 불렀다.

“심경서 너!”

심경서가 고개를 들어 머리 위에 매달려 있는 등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