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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조은혁은 박연희가 B시를 떠난 것을 모르고 있다.

하여 거의 매일 2시간씩 이탈리아 식당에 가서 저녁노을을 보고 황혼이 점차 대지를 뒤덮어 마지막 한 줄기 빛이 삼켜질 때까지 앉아 있곤 했다.

그는 매일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하지만 박연희는 이미 출국했는데 어떻게 그와 만날 수 있겠는가?

시간이 오래되어 그는 그날 밤의 온기가 지난 후 그녀가 후회했다고 생각했다. 박연희는 조은혁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그를 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 달이 가고...

설마 조민희도 그리워하지 않는단 말인가?

조은혁은 심씨 저택에도 한 두 번 찾아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조은혁에게 있어 심씨 가문의 문턱은 미처 닿을 수도 없이 높았다. 그는 심지철을 만날 수 없었고 심철산 부부도 만나볼 수 없었다...

...

그해 늦여름.

조은혁의 간은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하였고 결국 조은서가 강제로 그를 병원에 입원시켜 수술하고 요양하게 하였다.

장씨 아주머니도 다시 그에게 돌아왔고 그녀는 변함없이 조은혁 부녀를 돌봐주었고 조은혁은 가끔 그녀에게 박연희의 행방을 물었지만 장씨 아주머니도 아는 것이 없었다.

YS 병원 VIP 병동.

조은혁이 수술을 마친 지 사흘째 되던 날, 장씨 아주머니는 그를 위해 닭백숙을 끓여와 한 손으로 조민희를 껴안고 병문안을 왔다.

조민희는 작은 꽃무늬 치마를 좋아한다.

그녀는 병상 옆에 앉아서 아기자기하게 혼자 놀고 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뽀글이 인형같이 귀여웠다.

장씨 아주머니는 조은혁의 시중을 들며 한편으로는 그가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했다.

“아가씨가 기어코 대표님을 몰아세우지 않았다면 대표님은 여전히 자신의 몸을 제대로 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에는 그렇게 행패를 부리며 여자를 괴롭히더니 이제야 업보가 찾아왔겠지요.”

그러자 조은혁이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제가 다친 것은 간이지 신장이 아닌데요.”

장씨 아주머니가 콧방귀를 뀌었다.

“계속 날뛰면 간이 아니라 신장도 망치겠죠.”

조은혁은 더 이상 아무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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