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35화

구름이 걷히고 비가 멈췄다.

두 사람은 서로 끌어안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사실 한 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도 다시 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 말없이 껴안고 있으며 하민희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몸과 영혼 모두 같은 주파수를 지니고 있었다.

한참 지나자 땀도 식어갔다.

조은혁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랑 송도윤은...”

조은혁은 박연희에게 송도윤과 어디까지 갔는지 묻고 싶었다.

남자들은 그런 게 신경 쓰였다.

목까지 차오르는 말이었지만 조은혁은 자신이 그럴 신분이 안 된다고 생각해 다시 말을 삼켰다. 하지만 박연희는 그가 묻고 싶은 말을 눈치챘다.

박연희가 몸을 일으켜 소파 한쪽에 기대었다.

가운으로 몸을 가렸지만 고문 살결과 붉은 자국은 가려지지 않았다.

그녀가 눈을 내렸다. 기다란 속눈썹이 불빛 아래 촘촘한 그림자를 드리워 그녀의 얼굴에 세련된 느낌을 더해주었다. 박연희가 담담히 답했다.

“은혁 씨, 오늘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부담 없이 한 행위라고 생각해 주세요. 오늘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하는 거예요.”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

박연희의 말을 들은 조은혁의 이마에 핏줄이 곤두섰다. 조은혁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고, 그녀와 송도윤이 어디까지 갔는지 알 수 없었다.

박연희가 싱겁게 웃으며 답했다.

“제가 그 사람과 관계를 맺었든 안 맺었든 은혁 씨랑은 관계가 없잖아요. 은혁 씨, 우리 몸은 서로 자유로워요.”

그녀의 말에 화가 난 조은혁이 거친 말을 내뱉었다.

“방금 신나서 신음을 내던데 송도윤이 너를 만족시키지 못하나 봐?”

“상관없잖아요.”

박연희는 그에게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설명할 필요도 없는 사이였다.

오늘 사건은 사고였고 앞으로 다시는 없을 일이었다. 박연희는 조은혁과 감정적으로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가운을 걸치고 젖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