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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조은혁은 마음이 아파졌다.

그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앞으로 자주 그녀를 볼 수 있었지만, 박연희는 그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그를 더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개의치 않았다. 정말 개의치 않았다.

당일 김 비서가 변호사를 불러 관련 절차를 밟았다. 앞으로는 법적으로도 하민희가 조민희로 되었고, 조은혁의 친딸로 주민등록등본에 등재되었다.

절차를 마친 후, 박연희는 조민희라는 이름을 보며 한참 동안 멍해 있었다.

일주일 뒤, 조민희는 골수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조은혁의 몸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조은혁도 민희를 친딸처럼 아끼고 사랑했지만 박연희의 마음을 동하게 하지는 못했다.

악어의 눈물에 감동할 사람은 없었다.

조민희가 퇴원한 날은 봄바람이 부는 2월이었다.

박연희가 병실에서 그녀의 짐을 싸주며 눈에는 아쉬움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장씨 아주머니가 말했다.

“아니면, 은혁 씨한테 다시 한번 부탁해 보는 건 어때요?”

박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정말 마음이 여렸다면 오늘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진작에 동의해 줬겠죠.”

비록 같은 도시에 있었지만 박연희는 세심하게 모든 물건을 정리해서 쌌다. 그녀는 장씨 아주머니도 함께 조은혁의 아파틍에 보냈다. 조민희가 잘 먹지도 못하고, 잘 입지도 못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장씨 아주머니가 눈물을 금치 못하며 박연희를 향해 맹세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는 한 민희가 굶은 일은 없을 거예요! 가끔 문안도 오실거니 민희도 힘들지 않을 거예요.”

박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문 앞에 와있던 조은혁은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박연희 손에 든 캐리어를 받아 들고 한 손으로 조민희를 안아 들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랑 집에 가자!”

조민희도 그를 매우 잘 따랐다.

민희가 조은혁의 목을 껴안으며 동글한 눈동자로 박연희를 보며 말했다.

“엄마... 같이... 민희는 엄마도...”

박연희는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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