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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심씨 저택 안.

박연희가 홀에 들어서자 송씨네 세 식구의 안색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방금 그들 모두 조은혁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중 송도윤의 어머니인 윤시연은 분명 기분이 나빠진 모양이다. 하여 그녀는 일부러 날카로운 어투로 쏘아붙이며 불만스럽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박연희 씨, 우리 송씨 가문은 진심으로 당신에게 혼담을 꺼내기 위해 왔습니다. 당신이 우리 도윤이에 대해 의견이 있다면 괜찮지만 알 수 없는 남자와 함께 어울려 우리 도윤이를 망치게 둘 순 없죠.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박연희는 그 선물들에 시선을 내리깔고 매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우선, 조은혁 씨는 알 수 없는 남자가 아닙니다. 제 전남편이죠. 그리고 저는 송도윤 씨와 이미 헤어진 지 오래고 혼담은 더더욱 없습니다... 이것들은 전부 가져가세요. 저는 선물을 원하지도 않았고 송도윤 씨와 재결합하지도 않을 겁니다.”

듣자 하니 체면이 더욱 구겨진 그녀는 언성을 높여 더욱 신랄하게 말을 퍼부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 도윤이가 당신을 받아준다는 건 당신의 영광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처럼 두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가 어디 가서 좋은 가정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박연희가 막, 말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심지철이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냈다.

“연희라면 사모님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당신 집안의 마마보이나 잘 관리하시죠. 그게 더 중요해 보이는데. 우리 집 연희는 멀쩡하게 잘살고 있고 심씨 집안과 혼담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쪽부터 저쪽까지 늘어서니까요.”

심지철이 이토록 무례한 말투로 선을 넘는 것은 처음이었다.

윤시연은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고 한참 후에야 넋을 잃은 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르신, 어떻게 바깥 여자 때문에...”

그 순간, 윤시연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심지철이 컵을 내동댕이쳐 박살 내고 말았다.

그는 입구를 가리키며 송씨네 세 식구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당장 꺼져! 썩 꺼지지 못해?”

윤시연은 무어라 말을 더하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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