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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하민희는 아직 말을 할 줄 모르지만 심지철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를 안아주고 큰 돈 봉투를 쥐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심지철은 박연희의 앞으로 다가갔다.

위엄 있는 노인네를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낯설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자애로운 아버지 같은 온정이 서려 있었다. 이윽고 박연희가 울먹이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심지철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곁에서 심철산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고 최민정은 덩달아 이 상황이 슬픈 듯 눈물을 훔쳤다.

한참이 지나 심지철은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는 책상으로 돌아와 서랍을 열었고 안에서 몇 장의 계약서를 꺼내 통장 한 부와 함께 박연희의 손에 쥐여주었다.

“심씨 집안 조상이 해온 장사인데 아직 재산이 좀 있을 거야. 네 오빠도 경영을 잘하는 것 같은데 이것들은 우리 집에서 너에게 주는 작은 성의야. 그리고 앞으로 진범이가 장가갈 때나 민희의 혼수로 쓸 것이야.”

몇 채의 별장은 가치가 수백억이 넘는다. 게다가 그 통장에도 천문학적인 액수가 적혀 있었다.

박연희는 부적당하다고 생각되어 받기를 거부했지만 그때 옆에 서 있던 심철산이 입을 열었다.

“이건 우리 아버지가 특별히 너에게 물려주는 거니까 그냥 받아. 나중에 네 새언니도 너에게 한몫 남길 거야. 비록 경서와 촌수는 조금 다르지만 집안에서의 지위는 같아.”

“다 어르신이 아끼는 보배들이지.”

그러자 심지철이 그를 장난스럽게 꾸짖으며 나무랐다.

“네가 그동안 언제 그렇게 너스레를 떨었다고 그래? 이제 여동생이 있는 사람인데 좀 점잖게 행동해야지.”

그러자 심철산이 거침없이 대답했다.

“에이, 연희가 불편해할까 봐 농담 좀 했죠.”

그들의 대화에 최민정도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었다.

이윽고 그녀는 장씨 아주머니와 박연희의 팔짱을 끼고 그들의 앞에 데리고 가서 말을 꺼냈다.

“그럼 그 두 아이는 할아버지에게 남겨두고 저는 장씨 아주머니와 연희 씨를 데리고 부엌의 음식 좀 보고 올게요. 겸사겸사 집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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