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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정연후 씨를 모시고 나쁜 일을 하다니.”

“정말 조은혁이 지극히 훌륭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저는 그 박아진 씨도 틀림없이 그의 손에 꼬투리가 잡혀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이 있으니 집에 돌아가서 남편을 설득하여 조은혁을 돕는 거죠.”

...

마침 조은혁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박연희는 즉시 고개를 돌려 최민정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저 사람은 원래 독해요.”

최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직원 한 명이 들어오더니 손에는 신선한 과일 쟁반을 들고 작은 탁자 위에 물건을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조 대표님께서 두 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이 외에도 두 분께 드릴 간식이 더 있습니다.”

박연희는 거절하고 싶었으나 최민정은 오히려 이를 받아들였다.

웨이터가 자리를 뜨자 최민정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거절하는 건 오히려 조은혁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예요. 그저 담담하게 행동해서 그가 연희 씨의 진짜 생각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이런 유치한 친절은 우리 심씨 가문 아가씨의 눈에는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알게 해줘요.”

“연희 씨, 생각해 봐요. 7만 원어치의 과일 모둠이 당신과 한 번 얘기할 가치가 있을까? 이거 조은혁의 체면을 너무 세워주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우린 그냥 그대로 받고 그대로 놔둬서 서운하게 하는 거예요.”

“연희 씨가 싫다고 하면 남자들은... 연희 씨가 말로는 싫다고 하지만 사실은 갖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최민정의 한바탕 말솜씨에 박연희는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되었고 과연 그녀는 최민정의 말대로 과일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들은 연극 관람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맞은편 조은혁의 얼굴은 연극을 볼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

조은혁의 심란한 마음과는 달리 벚꽃 연극단의 광팬인 박아진은 가끔 조은혁에게 몇 마디 말을 걸곤 했다.

조은혁 역시 그녀의 말에 대응해 주었지만 눈길은 줄곧 박연희에게만 쏠려 있었다. 그녀는 오늘 밤 연보라색 실크 원피스를 입고 검은 머리를 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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