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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한참 후에야 조은혁은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사람 찾았어?”박연희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그를 소개해주었다.

“집에서 소개해줬는데 방금 같이 밥을 먹었거든.”

그녀는 외투를 받아들고 남자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조은혁의 신분을 짐작한 남자는 체면치레로 추궁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박연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분명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고 계속 사귀겠다는 뜻이 있었다.

박연희의 차는 천천히 자리를 떴고 남자도 따라서 자리를 떴다.

그렇게 조은혁은 깊은 밤의 거리에 서 있었다.

하늘 가득 채운 등불, 옆에 있는 여인이 그의 낭패와 빈털터리를 부각시켰다.

그래!

그는 사실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다.

결국, 조은혁은 길가에서 괴로워하며 헛구역질을 했다. 그의 과거가 파도처럼 거칠게 다가왔다.

“은혁 씨, 당신과 하와이에 갈게요.”

“학교에 가면, 제 남편이라고 하지 마세요. 오빠라고 부를 테니까... 다른 사람이 나를 비웃을까 봐 두렵단 말이에요.”

“은혁 씨, 저 이제 22살이에요!”

...

그렇다.

스물두 살의 풋풋한 나이에 죄악의 구렁텅이에 억울하게 끌려들어 갔다. 사실 지금까지 박연희는 줄곧 매우 떳떳하게 살아왔다. 더 이상 벨린에서처럼 그와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았다.

그녀가 여유롭고 온화해진 것은 그녀에게도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박연희는 조은혁의 것이 아니다.

조은혁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의 모습은 그렇게 난감하고 낭패스러웠다...

박연희는 옛날 그의 방탕한 모습을 여러 번 보았었다.

하지만 오늘 밤, 그는 처음으로 그녀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더럽다고 느껴졌고 처음으로 추궁할 용기조차 없이 추궁당했다.

그래. 그가 무슨 자격으로 박연희를 추궁하겠는가?

무슨 근거로?

조은혁이 뭔데!

“대표님, 지금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거 다 알아요. 당신의 재산은 아까 그 남자보다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열등감 때문에 포기하고 싶겠죠. 하지만 그녀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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