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3화

조은혁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

장씨 아주머니는 작은 옷을 털고 나서 호들갑을 떨며 입을 열었다.

“딱 맞겠네. 진범이는 곧 만 세 살이 되고 민희 아가씨도 만 한 돌이 지났으니 벌써 몇 걸음이나 걸을 수 있어요. 말을 잘 안 하는 게 문제지만 다행히 진범 도련님이 그녀를 데리고 노는 것을 좋아하셔요.”

마침 아주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왔다.

“아빠!”

아이의 작은 팔과 종아리를 껴안고 나니 괜히 마음이 쓰리고 아파 났다. 반년 동안 못 본 사이에 진범이는 키도 크고 몸집도 커져 작은 몸이 훨씬 길어졌다... 어느덧 큰애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하민희는 이제 막 걸음을 떼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그녀는 오빠의 모습을 흉내 내며 조은혁의 품에 머리를 박고 그의 다리를 껴안고는 “아빵”이라고 몇 번이나 연거푸 불러댔다. 이에 조은혁은 약간 멍해졌다.

한참이 지나 그는 손을 뻗어 하민희를 끌어안았다.

어린 민희는 이제 젖니가 나기 시작했고 그녀는 고개를 숙여 “아빵”의 팔을 물어뜯었다. 단단하고 딱딱해 하민희는 즐겁게 물고 침을 흘려댔다... 조은혁은 휴지로 닦아주는데 그 부드러운 모습은 정말 아빠다웠다.

장씨 아주머니는 옆에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러면 얼마나 좋아. 애초에 대표님께서 사모님께 잘 대해주셨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그 진 씨가 벨린에서 돌아왔을 때, 대표님은 그녀를 상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조은혁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이후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제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죠.”

장씨 아주머니가 무슨 말을 더하려고 하는데 마당에서 승용차 소리가 들려왔고 고개를 들어 보니 검은색 롤스로이스였다...

차가 멈추고 박연희와 지난번에 만났던 남자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참으로 다정해 보였다.

조은혁은 아무런 말도 없이 골똘히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작은 목소리로 장씨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잘 지내요?”

장씨 아주머니는 말문이 막힌 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