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8화

박연희는 그를 올려다보며 입술을 떨었다.

“당신이랑 상관없잖아.”

그녀가 발버둥 쳤지만 남자는 더 큰 힘으로 그녀를 억눌러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안에 한 가닥의 기대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박연희는 그의 뜻을 알아채고 눈을 늘어뜨렸다.

“그래요. 헤어졌어요! 하지만 그건 우리 사이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아요. 아니,우리는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죠. 조은혁 씨... 우리는 영원히 끝났어요.”

엘리베이터 안은 고요했고 그의 가쁜 숨결만 있었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받쳐 든 팔은 얇은 셔츠 천을 사이에 두고 근육이 튀어 올랐다. 긴장의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나간 심경서가 다시 돌아와 입구에 서 있었다.

“도착했어요.”

두 사람은 곧 떨어졌고 심경서의 눈빛은 헤아릴 수 없었다.

...

이 해프닝으로 박연희는 밥을 먹으러 내려가지 않았다.

밤 8시, 심경서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그가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녀와 함께 먹으니 설날 저녁도 같이 먹는 셈이었다.

두 사람은 묵묵히 있었다.

잠시 후, 심경서가 박연희의 그릇에 담긴 미동도 하지 않은 음식을 보더니 물었다.

“무슨 생각 해요? 방금... 그 사람 때문에?”

“아니에요!”

박연희는 손에 든 포크로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헤집으며 말했다.

“걱정하고 있었어요! 하씨 가문 사람도 맞는 사람이 없을까 봐.”

심경서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 없을 거예요. 민희 몸에 있는 부적 못 봤어요? 그건 할아버지가 특별히 서 비서에게 시켜 보방사에 가져온 거예요. 아주 신통하다고 들었어요.”

박연희는 그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고마워요.”

“송도윤 씨는요? 조금의 미련도 없는 거예요?”

박연희는 어리둥절해 하며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그리하여 심경서는 그녀가 송도윤과 새로운 사랑에 빠진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사랑이든 미움이든 조은혁의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에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