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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조은혁은 소파에 누웠다. 그날따라 두통이 너무 심한 듯했다.

그녀가 다가가 문을 열자 문밖에 있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김 비서였다.

김 비서가 그녀를 쓱 쳐다보았다.

그녀는 생김새가 박연희를 많이 닮았다. 김 비서는 한눈에 조은혁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김 비서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지만 겉으로는 꾹 참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그 술병들을 피해 조은혁 곁으로 가서 입을 열었다.

“조 대표님, 당장 회사로 가셔야 해요. 큰일 나셨어요!”

조은혁은 손등으로 눈을 가렸다.

“민지희 씨가 손을 댔어?”

김 비서는 한 마디로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심지철 어르신의 인맥이 어떠신지 잘 아시잖아요. 다른 건 그렇다 쳐도 전에 말해뒀었던 프로젝트들도 다 물거품으로 됐어요. 게다가 우리가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요. 심지철 어르신은 일 처리를 잘하셔서 아무런 약점도 저희 손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늙은 여우 같으니, 하루도 못 기다리고.”

조은혁은 이렇게 말하고 일어났다.

그는 손으로 머리를 툭툭 털면서 셔츠 단추를 채우고는 급히 떠났다. 그러면서도 떠날 때 1억 원짜리 수표 한 장 주는 걸 잊지 않았다. 이건 클럽의 규칙이었다.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든 가지지 않았든 아가씨와 밤을 보내기만 하면 돈을 지불해야 했다.

그는 걸으면서 김 비서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 비서가 그의 말을 끊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대표님은 여자와 잠자리를 가지고 싶으세요?”

“안 잤어!”

“안 잤는데 왜 수표를 뿌리세요!”

“...”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는 캠핑카의 뒷좌석에 앉았다. 뒷좌석에는 깨끗한 옷이 있었다.

그가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르자 가림막이 솟아올랐다.

조은혁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김 비서는 말을 이어 나갔다.

“그 몇 가지 프로젝트 말고도 위에서 검찰팀을 만들어서 JH 그룹에 대한 조사를 한다고 들었어요. 대표님, 어르신은 번개 같은 기세로 쳐들어오고 있어요.”

조은혁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도 김 비서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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