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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이윽고 차에 시동이 걸렸다...

유선우는 줄곧 말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고는 가끔 자신의 오른팔을 바라보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만약 이 팔만 멀쩡했다면 아무리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 하더라도 유선우는 아마 많은 용기를 끌어모아... 조은서에게 다시 그의 곁에 돌아와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생에는 만일이라는 가능성이 없었다.

...

이튿날, 조은서는 차준호와 만나기로 약속했다.

원래는 커피만 조금 마시며 몇 마디만 나누다가 갈 예정이었지만 차준호는 통화 중에 기어코 함께 식사하자며 고집을 부렸다.

“오랫동안 만나지도 못했는데 이젠 제 체면도 생각해주지 않는 거예요?”

결국, 그들은 고급 클럽에서 함께 식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식사를 할 마음이 없었던 차준호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오직 조은서에게 집중했다.

조은서도 차준호가 자신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를 통해 임지혜를 그리워하고 있을 뿐이었다.

조은서는 식전 술을 가볍게 내려놓으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준호 씨, 저와 만나려 했던 이유는 저도 알아요. 지혜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던 거죠? ... 네, 반성훈 씨가 떠난 건 맞아요. 하지만 준호 씨와 지혜는 이미 지나간 인연이에요. 오랜 시간이 흘러 지혜에게도 새로운 연인이 생기겠지만 그 사람이 준호 씨가 될 일은 이제 없을 거예요.”

“이건 제가 준호 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

차준호는 여전히 임지혜와 한번 만나고 싶었다.

조은서는 와인잔을 쥐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이제 그럴 필요가 있나요? 차준호 씨... 당신이 지혜한테 가져다준 상처를 제외하고도 당신은 유부남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제 지혜 좀 그만 괴롭혀요. 지혜는 이미 당신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었어요.”

조은서는 한숨에 해야 할 말을 전부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사과하고 자리를 떴다.

차준호도 마음속으로는 조은서가 더 이상 그와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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