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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늦은 밤, 깜깜하게 드리워진 어둠이 현관의 쓸쓸함을 한층 더해주었다.

아파트로 돌아온 조은서는 현관문에 기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조은서의 다리는 아직도 저도 모르게 후들거렸다...

B시로 돌아오면 유선우와 마주치게 될 거라는 건 진즉 예상했던 일이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유선우가 진이 정원에서 했던 모든 행동은 조은서를 더욱 물러서게 하였다.

여자의 직감이 지금의 유선우는 매우 위험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애초에 B시로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준이의 비염이 너무 심각해 하와이에 계속하여 머물기에도 적합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넋을 놓고 있던 조은서가 손을 뻗어 등불을 켰다.

이윽고 환한 등불이 그녀의 작고 예쁜 얼굴을 밝게 비춰주었다. 참으로 희고 부드러운 얼굴이다. 비록 두 아이를 낳은 엄마이지만 세월의 우대라도 받은 것인지 조은서의 용모는 예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조은서는 한참 후에야 몸을 곧게 펴고 와인셀러로 다가가 문을 열고 샴페인 하나를 꺼냈다.

술 한잔하기 딱 좋은 밤이다.

잔에 따라 부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갑자기 임도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따가 접대가 있어 호텔에 늦게 돌아올 수도 있으니 조은서더러 먼저 자라고 알렸다.

그래도 애인 사이인지라 조은서는 간단히 응하고는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말라며 자연스럽고도 다정하게 답했다.

이윽고 전화 너머로 임도영의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알아요.”

하지만 남자들 사이에 술을 적게 마실 수 있는 접대 자리가 어디 있겠는가? 임도영도 이젠 술을 마시는 것이 적응되었는지 술고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술에 취해 실수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조은서는 통화를 마친 뒤, 와인잔을 들고 테라스의 작은 바로 가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한가한 날도 조은서에겐 흔한 게 아니었다.

평소에는 아이를 돌보랴 THEONE의 경영을 돌보랴 바삐 돌아쳤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충실하게 보냈기에 조은서는 이러한 바쁜 생활에 감사함을 느꼈다. 덕분에 유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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