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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3화

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많은 시선이 그들 쪽으로 향해 있었다. 진은영은 그런 시선을 감당하기 어려워 박준식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박준식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를 꽉 안고 있었다.

그는 막상 만나자마자 말할 수 없었다. 전 부인과 재결합했다는 사실을, 지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진은영라는 걸, 전 부인에겐 단지 연민과 책임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말할 수 없었다.

이 마지막 한 번의 포옹을 간절히 원했지만 아마도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포옹일 것이다.

그는 숨이 가빠질 때까지 그녀를 놓지 않다가 비로소 힘겹게 그녀를 풀어주고 가볍게 말했다.

“오는 동안 배고팠어요. 우리 밥 먹으러 갈까요?”

진은영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우리 엄마가 당신 온다고 하셔서 아침부터 닭 한 마리를 고아 두셨어요. 갓 딴 송이버섯도 넣으셨고요.”

박준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이번에는 우리 둘이서만 먹어요. 우리끼리만.”

진은영의 미소가 순간 굳었다.

여자는 늘 예민하다. 사실 그녀도 이미 무언가가 일어났음을, 박준식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그와 함께한 시간을 존중하며 가장 품위 있는 이별을 원했다.

박준식은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진은영이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고르는 동안 박준식은 호텔 스위트룸에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30대 중반의 남자는 옷차림을 정돈하니 여전히 매력적이고 품위가 있었다. 진은영은 이것이 아마도 이별의 순간이겠다고 생각했다.

박준식이 맞은편 자리에 앉았을 때 진은영은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을 위해 세트 메뉴를 주문했어요.”

박준식은 잠시 멈칫했다.

개별 요리가 아닌 세트 메뉴 두 개를 주문한 그녀의 선택은 더 이상 연인처럼 음식을 나누기보다 비즈니스 런치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미묘한 슬픔이 감돌고 있었다.

모든 말을 가슴속에 삼키며,= 두 사람은 묵묵히 식사를 했다. 텅 빈 레스토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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