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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2화

진은영은 두려웠다.

그녀는 한때 유이준을 사랑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 지내다 보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를 다시 좋아하게 될까 두려웠다. 그녀는 스스로 그런 여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지만 유이준은 그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그의 깊은 눈빛이 그녀를 가만히 응시하며 천천히 물었다.

“왜 솔직하게 인정하지 못해요? 당신은 박준식을 좋아하지 않아요. 박준식과 결혼하려는 건 현실을 피하고 저한테 상처받기 싫어서였잖아요. 하지만 만약 제가 더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고 오늘 밤처럼 대한다면 여전히 박준식을 선택할 거예요? 박준식과 결혼할 거예요?”

진은영은 대답을 몰랐다.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저었지만 유이준은 그녀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의 눈 속에 담긴 감정이 너무 깊어 진은영은 착각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가 정말로 그런 눈빛을 보일 수 있을까?’

더욱이, 그 눈빛 속엔 아련한 슬픔이 묻어 있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었던 두 사람이 결국 기회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씁쓸함이었다.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은영은 그의 손을 결국 뿌리치고 먼저 어둠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차에 올라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니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고 유이준의 눈빛은 바다처럼 깊었다. 진은영은 잠시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속으로 울며 페달을 밟아 차를 천천히 출발시켰다.

후방 거울 속에서 사라져가는 그녀의 차를 보며 유이준은 뒤돌아 잠든 진별이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고 고운 얼굴에 은은한 홍조가 감돌았다. 유이준은 속삭이듯 말했다.

“곧 엄마도 우리와 함께 살게 될 거야.”

진별이는 들을 수 없었지만 이 밤이 너무나 아름다워 아이는 행복한 꿈을 꿀 것이었다.

진은영이 집에 돌아왔을 때, 정원에는 따스한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막 새싹을 틔운 잔디가 노란빛 아래 포근하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잔디를 살짝 건드리며 문득 그것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때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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