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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소운은 호텔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차를 몰고 술집에 들어왔고 취기를 빌려서라도 사무치는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다. 소운은 강원영을 잊고 싶었다.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이 모진 남자를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소운에게 있어 강원영은 너무나도 잔인한 남자였다.

그렇다. 강원영은 잔인한 남자이다.

소운은 가장 독한 술을 주문했고 아니나 다를까 한 모금만 마셨을 뿐인데도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코올에 정신이 몽롱해지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쓰라리고 아파 났다. 심지어 몽롱한 의식을 파고들고 아직도 강원영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

아니, 다시 보니 강원영이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는 강원영보다 더 젊고 예쁜 남자였다.

흰 셔츠에 가는 금테 안경알이 참으로 점잖아 보였다.

소운은 자리에 앉는 남자의 모습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도무지 자신의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 세상에 이렇게까지 닮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거지? 심지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질도 비슷했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엄청난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진자현은 원래 비즈니스계의 엘리트로서 술집에 자주 드나드는 편이었기에 소운을 발견하고는 자연스럽게 톤을 바꾸며 외국 와인 한잔을 쥐고 소운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러고는 얼굴에 사람 좋은 미소를 띠고 그녀와 명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매우 품위 있는 말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긴 머리카락을 어깨에 늘어뜨린 채 소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남자에게 물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요?”

“소 여사님이시잖아요. 작가님 마음껏 드세요.”

남자의 말에 소운은 곧바로 교활한 목소리로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충분히 웃고 나니 소운은 곧바로 눈앞의 남자에게 도발적인 표정을 지으며 가늘고 긴 손가락을 들어 남자의 단단한 팔을 쓸어내렸다. 다부진 근육이 잘 잡혀 있는 것을 보니 평소에도 꾸준히 운동을 하는 모양이었다.

소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도 더 고와졌다.

“그럼 당신은 내 이름을 따라서 온 거예요, 아니면 내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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