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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그리고 전화기 건너편에는 다름 아닌 강원영이 있었다.

늦은 밤, 호텔 주차장에는 귀한 검은색 스포츠카 한 대가 고요히 세워져 있었다. 휴대폰을 손에 쥔 채 호텔 객실 쪽을 바라보고 있는 강원영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이 담담한 기색이 역력했다.

소운이 걸려들었다.

앞으로 진자현은 계속하여 그녀의 눈앞에 나타나 미끼를 던질 것이고 소운은 점차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 것이다. 애초에 강원영이 원하는 것은 소운의 그깟 재산이 아니었다. 정녕 강원영이 원하는 것은 소운의 목숨이었다. 하늘에 있는 형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작전은 성공해야만 한다.

그때, 진자현이 강원영의 차체를 지나쳤다. 진자현 역시 강원영을 발견했지만 그는 차에 타지 않았고 그저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두 사람의 의미심장한 시선이 한 공간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진자현이 떠난 후, 강원영은 차 안에 앉아 묵묵히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옅은 색의 푸른 연기가 찬바람에 빨려 들어가며 남자의 늠름한 얼굴에 남다른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남자의 눈에 담긴 악감정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때 사물함 안에 놓인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확인해보니 유이안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통화가 연결되자 전화 건너편에서 유이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윤이가 당신 언제 돌아오냐고 묻더라고.”

유이안의 목소리에 매섭게 굳어있던 강원영의 표정도 어느새 사르르 풀려 있었다.

“일단 당신이 먼저 달래줘요. 조금 있으면 금방 갈게요.”

그렇게 몇 마디의 대화가 오가고 통화는 끝이 났다.

...

호텔 스위트룸 안, 소운은 나른해진 몸을 애써 일으키며 옷가지를 차려입었다.

샤워도 하지 않고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고치고 립스틱을 바르기 시작했는데 그때, 뜻밖에도 소운은 그곳에서 진자현이 실수로 떨어뜨린 물건을 발견하게 되었다. 게다가 그건 금박스로 단장한 그의 명함이었다.

[영디 파이낸셜 진자현 연락처 : 010123xxxxxx]

소운은 명함을 주워 잠시 바라보다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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