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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강원영의 부모는 두 분 모두 지식인이었고 놀란 아이를 마주하자 아이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 아닌 소리 없는 포옹을 선택했다. 강원영의 어머니인 이다빈은 손녀를 안아 들어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겨주었다. 아이를 달래주기 위함인 것인지 비누도 오리 모양의 귀여운 비누였다.

할머니의 다독임에 다시 기분이 좋아진 강윤이 까르륵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강윤은 원래도 성격이 매우 좋은 아이였고 뒤끝 없이 명쾌한 성격을 지니고 태어났다.

화장실에서 나온 이다빈은 어린 손녀를 안고 식탁 앞에 앉았지만 강원영은 어디 간 건지 보이지 않았다.

한편, 유이안은 강윤에게 따끈따끈한 프랑스식 꼬리곰탕을 한 그릇 떠주며 이다빈에게 말을 건넸다.

“원영이는 서재에 볼일이 있다고 해서 잠깐 자리를 비웠어요.”

자식의 생각은 부모가 가장 잘 안다고, 단번에 아들의 마음을 눈치챈 이다빈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먼저 먹자.”

...

같은 시각, 별장 2층의 서재에는 히터가 켜져 있지 않아 싸늘한 기운이 맴돌았다.

강원영은 책상 앞에 앉아 휴대폰을 손에 쥐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앞에는 노트북이 켜져 있었고 그 안에는 일반인들이 쉽사리 알아볼 수 없는 은행 데이터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다름 아닌 소운에 대한 비밀정보였다.

푸른빛이 얼굴에 비쳐 음침하고 사나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웬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 사장님, 안심하세요. 저에게 40억을 보내주신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소 여사의 전 재산을 주식에 탕진시켜 백수로 만들어 버릴 겁니다. 돈을 따는 건 두렵지 않아요. 속지 않을까 봐 두려울 뿐이죠.”

강원영이 긴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깊게 한 모급 빨았다.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섹시하지만 그의 몸은 온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담배를 다 피운 후, 강원영은 재떨이에 담배를 꽂으며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상황에 맞게 행동하고 무슨 일 있으면 메시지 주세요.”

전화를 끊고 노트북의 사진 폴더를 뒤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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